인천항으로 들어오는 특송화물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통상 2~3일 걸리던 통관 절차가 1주일 정도 소요되는 등 지체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항의 인력·장비 부족 문제 등으로 당분간 물류 지체 현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상반기 742만건 처리 전년比 23% ↑
해외직구 활성화·中 무료 배송 영향
지난 28일 인천 중구 인천본부세관 해상특송장. 중국에서 온 특송화물이 실려 있는 컨테이너가 빼곡히 들어서 있었다. 창고 내부에서는 특송화물이 컨베이어벨트를 따라 X-RAY 검사대로 이동했고, 대기하는 화물도 곳곳에 쌓여 있었다.
인천항으로 들어오는 특송화물은 연간 전체 화물의 20~30%를 차지할 만큼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1~6월)에 인천항에서 처리한 특송화물은 742만건이며, 이는 전년도 같은 기간 602만건 대비 23% 늘어난 수치다. 올해 특송화물은 1천500만건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항으로 반입되는 특송화물은 대부분 해외 직구를 통한 전자상거래 화물이며, 한중카페리를 통해 들어온다.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전자상거래가 더욱 활성화했고, 중국 기업인 알리바바는 1천원 안팎의 저렴한 제품도 무료 배송인 경우가 많아 특송 물량 증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인천세관 해상특송장에 대기 중인 화물은 6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대분) 안팎이다. 특송장이 가득 차 있다 보니 이곳에 들어오지 못하고 부두에 쌓여있는 화물도 60~70TEU 정도 된다는 게 인천세관 설명이다.
매주 150TEU 세관 1주일 지체 심화
인력·장비 부족… 24시간 통관 추진
인천세관이 1주일에 처리할 수 있는 화물은 120TEU 수준인데, 올 2~3월부터 매주 150TEU 안팎의 화물이 들어오면서 점차 대기 화물이 늘어나고 있다. 이 때문에 1주일 정도 대기했다가 통관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이날 X-RAY 검사가 진행된 화물은 지난 22일 입항한 화물이다.
이렇게 특송화물이 증가하는 반면 이를 처리할 수 있는 인천항의 인력과 장비는 부족한 실정이다. 인천세관은 주중 근무를 오후 9시까지 늘리고, 조를 편성해 토요일에도 특송화물을 처리하고 있다. 인천세관은 내달 초부터 특송 물량 처리를 확대하기 위해 24시간 통관을 진행하기로 했다. 24시간 통관이 이뤄지면 주간 처리 화물이 10~20%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인력 증원이 아닌 근무 형태를 변경한 것이기 때문에 화물 지체 현상을 완전히 해소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인천항뿐 아니라 군산항과 평택항 등도 특송 물량 증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 인천세관 설명이다.
인천세관 관계자는 "빠른 배송과 통관도 중요하지만 안전은 놓칠 수 없는 가치이기 때문에 현재 물량이 지체되는 현상은 불가피하다"며 "근무 시간을 늘리는 등 화물 처리를 위해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