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의학과 임성미과장
임성미 화홍병원 응급의학과 과장

지난달 28일 서울교통공사 하청업체 소속 40대 노동자가 열차에 들어가 냉방기를 고치다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낮 최고기온은 30도. 열차 안에는 물과 선풍기가 없었다고 한다. 한낮의 가장 더운 그 시간을 피해서 작업하라는 간단한 지시만 있었더라면 누군가의 아버지 혹은 아들 또는 친구였을 목숨을 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움에 마음이 아프다.

여름철 온열 질환은 기온이 한창 올라가는 여름과 같은 계절, 열에 장시간 노출되어 나타나는 질환이다. 온열 질환의 종류는 증상에 따라 다양한데, 질환에 따라 중증도도 달라진다.

열사병은 체온을 조절하는 신경계(체온조절 중추)가 외부의 열을 견디지 못해 기능을 상실, 체온이 40도 이상으로 올라가면서 횡문근 융해증, 신부전, 심근 손상 등 여러 합병증이 동반된다. 사망까지 일으킬 수 있는 가장 위험한 온열 질환이다. 주로 메스꺼움과 어지러움(현기증)이 전조증상으로 나타나고 의식 장애 및 혼수상태가 동반되기도 한다.

몸 열기 충분히 식히고 수분·염분 공급 필수

열사병 의심 환자가 있다면 즉시 119에 신고하고 환자를 시원한 곳에 옮겨 몸에 시원한 물을 적시거나 부채나 선풍기를 틀어주고 얼음을 양쪽 겨드랑이에 끼우는 등 체온을 떨어뜨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또 열사병처럼 체온이 많이 올라가지 않아도 더운 날씨에 땀을 많이 흘려 수분과 염분이 적절히 공급되지 못하면 열탈진이 발생할 수 있는데, 차고 젖은 피부와 극심한 무력감 및 피로감이 특징이다. 열탈진이 의심될 때도 몸의 열기를 식혀주거나 수분 보충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땀을 많이 흘려 체내 염분(나트륨) 또는 칼륨, 마그네슘 등이 부족해지면 근육경련이 동반되는 열경련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 외 열 발진/땀띠, 일괄 화상 등도 나타날 수 있다.

온열 질환은 간단한 처치로 치료가 가능한 경증부터 사망과 혼수상태에 이르는 중증의 질환까지 다양하지만 모두 간단한 방법으로 예방이 가능한데 바로 기온이 올라가는 낮 12시에서 오후 5시 사이 가장 더운 시간에 야외 작업과 운동은 자제하고 시원한 곳에서 휴식을 취하며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다.

간단하지만 상황에 따라 누군가에게는 지키기 어려운 예방 수칙이 될 수 있기에 폭염의 날씨에 야외 혹은 무더운 실내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더는 온열 질환으로 사망하지 않도록 현실적인 대응 방안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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