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공휴일 등 여행사의 영업 외 시간에 항공권을 구매했다가 수수료를 추가로 내는 소비자 피해 사례가 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과 공정거래위원회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온라인 항공권 구매 관련 소비자 피해가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2일 밝혔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항공권 관련 피해구제 신청은 올해 상반기(1~6월) 834건으로 집계돼 지난해 상반기 305건보다 173.4% 늘었다. 이는 인천공항 국제선을 이용하는 인원이 지난해 상반기 393만여명에서 올해 상반기 2천440만여명으로 6.2배 늘면서 피해 규모도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피해구제 신청 건수의 67.7%는 이용객이 여행사를 통해 항공권을 구매한 사례에서 발생했다. 통상 항공사에서 항공권을 구매했다가 24시간 이내에 취소하면 수수료가 부과되지 않는다. 그러나 일부 여행사의 경우 영업시간인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사이 외에는 발권 취소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주말에 항공권을 취소했지만 취소 처리는 다음 평일 영업시간에 진행돼 수수료가 더 늘어나는 피해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소비자 구제신청 상반기 173.4%↑
구매시 '여행사 불공정 약관' 주의
공정위는 "여행사들은 주말·공휴일 등 영업시간 외에도 실시간 발권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즉시 취소 처리는 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다"며 "여행사를 통해 구매할 경우 항공사 홈페이지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저렴하지만, 항공권 구매 취소 시 계약조건은 불리하다"고 했다.
여행사에서 티켓을 구매하면 항공기의 운항 일정 정보가 소비자에게 제대로 안내되지 않았을 때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 항공사와 여행사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다가 소비자가 수수료를 지급하고 일정을 변경하거나 취소한 피해 사례도 있었다. 또 여행사 가운데 항공사 사정에 의해서 항공권을 취소했음에도 소비자에게 취소 수수료를 부과하는 등 불리한 조항이 담긴 약관의 상품을 판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주말·공휴일 환불 불가 조항 등 여행사의 항공권 구매 대행 약관을 검토해 불공정 약관 조항을 시정한다는 방침이다. 공정위와 한국소비자원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항공권을 구매할 때는 취소·환급 규정 등 약관을 자세히 확인하고 운항 정보 변경에 대비해 등록한 메일을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