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경기도박물관과 경기도미술관 등 경기문화재단 산하 뮤지엄 소장품 예산이 한 푼도 편성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경기문화재단 산하에는 경기도박물관·경기도미술관·백남준아트센터·실학박물관·전곡선사박물관·경기도어린이박물관(남·북부) 모두 7개의 뮤지엄이 있다.
이벤트·필요성때 예산 몰아주기
학술 연구·관람객 방문에 필수
대구미술관 20억-경기 1억 '땅끝'
재단에 따르면 이들 뮤지엄의 소장품 구입 예산은 최근 5년간 2018년 10억원에서 2019~2020년 11억원, 2021년 5억원, 2022년 15억원이 편성됐으며, 2018년 이전에도 관련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경기도의회의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이 예산은 각각의 성격과 전문성이 다른 뮤지엄 7곳이 똑같이 나눠 쓰도록 하고 있는데, 사정이 이렇다 보니 큰 이벤트가 있거나 구입 필요성이 있는 소장품이 생길 경우 뮤지엄들은 협의를 통해 '품앗이' 형태처럼 예산을 몰아주는 형식으로 소장품을 확보해 왔다.
소장품은 뮤지엄의 가치와 정체성을 유지하게 해주는 중요한 요소이다. 각 뮤지엄들이 가지고 있는 수집 방향성에 따라 소장품을 확보하게 되면 작품 또는 유물 관련 학술 연구는 물론 다양한 전시와 교육 등에 활용하게 되고, 이는 곧 관람객의 방문으로 이어진다. 또 꾸준히 수집한 소장품들은 해당 뮤지엄의 위상과도 직결된다. 이 때문에 주요 국공립뮤지엄들은 소장품 구입 예산을 매해 안정적으로 확보해 가져간다.

하지만 경기도의 경우 예산이 들쭉날쭉한 데다, 다른 광역지자체와 비교했을 때 예산 규모마저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전국 주요 국공립미술관의 예산을 살펴보면 국가에서 운영하는 국립현대미술관은 차치하더라도 서울시립미술관의 소장품 구입 예산은 15억원, 부산현대미술관은 11억원, 대구미술관은 20억원이 편성된 반면, 경기도미술관은 1억원에 불과했다.
문화계 관계자들 역시 이번 예산 편성과 관련해 "경기도의 박물관과 미술관들이 각 기관의 정체성에 맞게 소장품 수집을 적극적으로 해나가야 한다. 그것이 뮤지엄의 힘이기 때문"이라며 "이번처럼 소장품 구입 예산이 '0원'이 되는 상황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이와 관련해 경기문화재단은 예산이 편성되지 못한 이유를 '잉여금을 집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소장품 구입 예산은 출연금이 아닌, 지난해 다 쓰지 못하고 남은 예산인 잉여금에서 편성해 왔다. 그러나 올해 이러한 잉여금을 쓸 수 없게 되면서 관련 예산까지 모두 반영되지 못하게 됐다.
재단 측은 "예산 편성은 이사회에서 결정된 사안으로, 잉여금을 활용한 소장품 구입 예산 확보 여부는 확답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