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3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의 전세사기 피해 건물 정문에 '경매입찰을 하지 말아달라'는 내용의 포스터가 부착되어 있다. 길 하나 사이에 두고 전세사기 피해 건물들이 다수 있는 해당 지역에서 거주중인 일부 가구의 경매가 최근 갑작스레 진행되면서 피해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2023.8.3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천 미추홀구에서 수백억원대 전세사기를 벌인 속칭 '건축왕'의 피해자인 A(51)씨는 최근 전셋집의 경매 날짜가 잡혔다는 우편물을 받았다. 그가 받은 '매각기일 및 매각결정기일통지서'에 적힌 1차 매각 기일은 오는 11일이다.

 

갑작스럽게 경매가 진행된다는 소식에 A씨는 부랴부랴 인천지방법원에 전화를 해봤지만, 국토교통부에 문의하라는 답변만 받았다.

'1차 매각 기일' 미추홀구 33가구
긴급 경·공매유예 통해 유예 가능


앞서 지난달 14일 A씨가 인천 부평구 '전세피해지원센터'를 찾아가 '전세사기 피해자 결정' 신청을 할 때만 해도 전셋집의 1차 매각기일은 잡히지 않은 상태였다. 발만 동동 구르던 A씨는 다행히 '미추홀구 전세사기 대책위원회' 측의 도움을 받아 전세피해지원센터에 긴급 경·공매 유예 신청을 할 수 있었다.

경·공매 기일이 얼마 남지 않아 긴급한 상황일 때에는 피해자 결정 전이라도 국토부가 법원에 직접 유예 요청을 할 수도 있다. 통상적으로는 경·공매 기일이 3주 이내로 얼마 남지 않은 경우에만 긴급 신청이 이뤄진다.

A씨는 전세사기 피해자 결정 신청을 할 때 '긴급 경·공매 유예 신청'을 할 이유가 없었다. 매각 기일이 많이 남은 경우엔 피해자가 전세피해지원센터에서 전세사기 피해자 결정 신청을 하면 인천시가 검토한 뒤 국토부가 심의 후 가부 여부를 결정한다. 전세사기 피해자로 결정되면 확인서 등 관련 서류를 받아 직접 법원에 경·공매 유예 신청을 해야 하는데, 이 결정이 나오기까지 최소 2개월이 걸린다.

긴급 경·공매 신청을 한 A씨가 전셋집에서 쫓겨나지 않으려면 1차 매각 기일인 11일 전까지 국토부가 법원에 유예 요청을 해야 한다. 시간이 촉박한 A씨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 그는 "혹시 1차 경매에서 2차로 넘어가면 보증금을 절반도 돌려받지 못하게 될 수 있어 걱정"이라며 "특별법 지원을 받기 위한 피해자 결정도 보통 2개월이 걸린다고 하는데 9월에 전세대출 만료라 빠듯하고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원회는 이달부터 경매 1차 매각 기일이 잡힌 가구가 A씨를 포함해 총 33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3일 인천시 주택정책과 관계자는 "피해자 결정 신청 건 중에서 경매 매각 기일이 잡힌 게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며 "피해자 결정 전이라도 매각 일정이 급하게 생긴 경우엔 긴급 경·공매 신청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