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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견이 야생화한 것으로 보이는 '들개'가 인천 강화도에 자주 출몰하면서 주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3일 강화군이 내놓은 보도자료를 보면 최근 3년간 강화군 들개 포획 건수는 2020년 20마리, 2021년 57마리, 지난해 85마리 등으로 매년 늘고 있다. 올해도 지난달 말 기준으로 벌써 들개 62마리가 잡혔다.

강화군 지역에 나타난 들개는 농작물을 훼손하거나 가축(닭 등)을 물어 죽이는 등 공격성을 드러내고 있다. 심지어 주민들까지 위협한다. 들개가 대부분 무리를 지어 다니며 공원, 둘레길 등 주민 일상 공간에까지 나타나 공포감을 주는 것이다.

최근에는 폭염 때문인지 들개들의 활동이 많이 줄었다고 하지만, 지난달 19일과 28일에도 들개를 봤다는 신고가 잇따랐다. 강화군은 들개 출몰에 대해 관광객 등이 버리고 간 유기견들이 야생화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올해만 벌써 62마리 잡아들여
강화군, 예산·CCTV 등 확대


피해가 속출하자 강화군은 들개 포획사업을 확대해 추진하기로 했다. 올해 사업비로 1천900만원의 예산을 세웠다가 들개가 자주 출몰하자 5천만원을 더 편성했다. 강화군은 들개 이동이 예상되는 지역에 폐쇄회로(CC)TV를 추가로 설치하기로 했다.

들개가 나타났다는 신고가 들어오면 1차로 지역 유기동물보호센터가 포획을 시도한다. 만일 실패하면 강화군의 의뢰를 받은 전문업체가 2차로 포획 작업을 진행하는데, CCTV로 이동 경로를 파악한 후 포획틀 등 장치로 들개를 잡는다. 포획한 들개는 유기동물보호센터에서 임시 보호된다.

강화군 관계자는 "종종 개가 불쌍하다며 포획틀 입구를 닫아놓거나 들개를 풀어주는 주민들이 있어 어려움이 많다"며 "들개를 발견하면 즉시 군청이나 읍·면사무소로 신고하고, 만약 물림 사고를 당하면 인천시민안전보험으로 응급실 내원 치료비를 지원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들개는 서구, 계양구, 미추홀구 등 인천 도심에서도 종종 출몰하고 있다. 검단신도시를 비롯한 서구 지역에선 올해 상반기에만 들개 72마리가 포획됐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