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자 사브르 선수를 육성하고 있는 인천 연수구 연화중학교 펜싱부가 인천체육고등학교 사브르팀 해체로 존폐 위기에 놓였다.(7월17일자 6면 보도=꿈나무 땀방울 저버린 '인천 사브르 최후의 보루') 인천에 진학할 고등학교가 사라지자 연화중 펜싱부 학생들은 뿔뿔이 흩어지고 있다.
6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초까지 총 7명이었던 연화중 펜싱부 학생 중 2~3학년 2명은 인천체고 사브르팀 해체 소식 이후 운동을 그만뒀다. 1학년 2명 중 1명도 가족의 설득으로 진로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진학이 문제였던 3학년 3명 중 1명은 경북지역으로 급히 전학했다. 다른 2명은 충북체고 입학을 논의 중이다. 결국, 1학년 1명만 펜싱부에 혼자 남아 있을 상황이다.
인천체고 사브르팀이 해체되면서 애꿎은 연화중 펜싱부도 문을 닫을 처지에 놓인 셈이다. 펜싱 선수의 꿈을 키워온 학생들만 피해를 보게 됐다. 이맘때면 내년에 받을 신입 선수를 선발해야 한다. 하지만 인천시교육청의 지침이 아직 나오지 않아 연화중은 내년에 펜싱부를 운영할 수 있을지조차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선배나 동기들이 운동을 그만두거나 다른 시도로 떠나면서 혼자 남게 된 1학년 A양은 훈련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 자신도 더는 운동을 하지 못할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
7명 중 6명 떠나고 1학년 1명 남아
교육청 지침 없어 내년 선발 불투명
A양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5년째 펜싱에 쏟은 노력이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건 아닌지 불안하다고 했다. 주변에서는 에페나 플뢰레로 전향하라는 권유도 하지만, 같은 펜싱이라도 세부 종목을 바꾸는 건 어렵다.
중요한 것은 A양이 사브르를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플뢰레로 시작했다가 당시 코치 선생님이 '너는 신체 조건이나 경기 스타일이 사브르에 잘 맞을 것 같다'고 추천해 전향했고, 실제로 사브르 입문 후 성적도 잘 나와 이 종목에 대한 애정이 크다"고 했다.
이어 "당장은 펜싱을 계속할 수 있을지조차 모르는 상황이라서 많이 불안한데, 사브르는 포기하고 싶지 않다"고 토로했다.
현재 인천정보과학고가 남자 사브르팀을 운영 중인데, 이를 고려해 남녀 공학인 연화중은 앞으로 남자 사브르 선수를 육성하겠다는 의견을 인천시교육청 등에 제시했다. 그러면 A양도 종목 전향 없이 남학생들과 함께 훈련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내린 결정이다. 일단 연화중 펜싱부는 최근 A양을 데리고 천안으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인천시교육청 체육건강교육과 관계자는 "연화중과 인천시펜싱협회 등에서 제시한 여러 가지 방안에 대해 가능 여부를 검토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