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차병원(성광의료재단)과의 협약을 통한 공공기여를 토대로 15년간 추진돼온 수백억원대 '분당구보건소 이전·신축 및 공공의료클러스터 조성' 사업이 민선 8기 신상진 성남시장 체제에서 중단되자 성남시의회 야당 등이 반발하는 등 논란이 되고 있다.
야당 등은 우선 중단 절차를 문제 삼고 있다. 이전·신축을 위해 전문기관 용역·주민설명회 등을 진행했지만 중단 과정에서는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 자체도 없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시정조정위원회에서 무엇이 주민을 위해 유리한 지 주민 입장에서 숙고 끝에 결정했다"고 밝혔다.
'시민 편의' 부분도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이전·신축 부지는 현 분당보건소에서 3㎞가량 떨어져 있는 녹지지역이다. 시가 '접근성'·'주변 인프라' 등을 강조하고 있는 것에 대해 '주변 인구밀도가 더 높은 지역으로 도보권 이용은 차이가 없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도로로 4분 차이밖에 나지 않으며 녹지란 장점이 있다'는 반박이 나오고 있다.
'토지 매입 불확실성'도 쟁점 사안이다. 이전·신축 부지는 법인·개인들이 소유하고 있으며, 시는 시비를 투입해 전체 부지의 33%가량을 매입한 상태다.
접근성 등 시민편의 입장 엇갈려
토지 매입 불확실성도 쟁점 사항
계획수정 불가피 분당차병원 변수
시는 2020년부터 토지 매입을 진행했는데 3분의 1가량만 진행됐고 토지주들의 비협조로 전체 매입이 불확실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공익사업에 해당하는 만큼 경기도 지방토지수용위원회의 수용재결을 통해 해결 가능하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시 관련 부서에서 같은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산 절감' 부분도 충돌 사안이다. 시는 이전·신축을 하지 않더라도 분당차병원 측과 협약한 '기부채납 및 이행계획서 제3조'에 따라 용적률 상향에 따른 공공기여로 현 부지 내 신축 비용을 충당할 수 있고, 이미 사들인 부지(55억원)를 환매하고 더 이상 매입하지 않으면 230억원의 예산 절감 효과를 보게 된다는 입장이다.
반대 주장은 분당차병원 측과의 협약과 관련해 오히려 '탕진'이란 것이다. 이전·신축할 경우 협약에 따라 건축비는 물론 부지 매입비도 상당 부분 충당할 수 있고, 현 분당보건소 매각에 따른 비용도 추가 확보할 수 있다는 반박이다. 지금까지 투입된 용역비 등 7억여 원에 대한 부분도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행정절차 단축'·'경제적 효과' 등도 논란이다. 이전·신축 시 완공 예상시기는 오는 2027년, 현 부지 증축은 2029년이다. 행정절차 단축에 대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또 야당에서는 이전·신축 시 지역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시의 계획 변경에 따라 병원 발전 방향에 대한 수정이 불가피한 분당차병원의 입장도 변수다. 시 관계자는 "분당차병원 측에 변경에 대해 통보했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라며 "모든 결정은 시민들 편에서 시민 편의를 위해 결정한 사안"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최현백 시의원은 "15년 동안 진행돼온 사업을 중단하면서 의회는커녕 주민 보고회도 없었다. 행정력 낭비, 대외신뢰도 추락, 비용 증가는 물론 법적 소송도 예상되는 만큼 과연 무엇이 성남시 발전과 시민을 위한 것인지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성남/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