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삶에서 스트레스는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뇌에서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해 호르몬과 면역,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준다. 이러한 스트레스가 만성적인 상태가 되면 불안과 공포, 초조를 넘어 무기력해지기도 한다.
그런데 괴롭거나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때뿐 아니라 지나치게 기쁘고 행복할 때에도 마음과 몸은 상할 수 있다. '상심 증후군 또는 상실심장증후군'의 위험 때문이다.
갑작스러운 심장 이상을 일으키는 '상심 증후군'은 타코츠보 증후군·타코츠보 심근증·스트레스성 심근병증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린다. 타코츠보 증후군은 심장 초음파 검사에서 좌심실이 수축돼 위쪽이 부풀어 오른 좌심실 심첨부 확대 소견이 마치 일본에서 쓰이는 문어 잡는 항아리(타코츠보)와 비슷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일본에서 처음 발견됐다.
가까운 이의 죽음이나 심한 갈등과 같은 정신적 스트레스, 수술 등에서 받는 신체적 스트레스 뿐 아니라 즐겁고 행복한 일을 겪은 뒤에 갑자기 발생할 수 있는 이 질환은 일본 등에서 수십 년 간 연구됐으나, 2005년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에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비로소 국제적으로 알려지게 됐다.
좌심실 심첨부 확대… 급성 심근경색증과 비슷
대부분 4주 이내 회복할 정도로 임상경과 양호
증세 심할 경우 대동맥내 풍선 펌프 삽입 시술
타코츠보 증후군은 50세 이후나 폐경 이후의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심장 초음파 검사에서 완전 또는 부분적 마비에 의해 움직임이 없고 좌심실 심첨부 벽의 비정상 소견을 보이는 심근병증으로, 일반적으로는 극심한 심리적 스트레스로 인한 심근병증으로 일컫는다.
증상과 검사 소견이 급성 심근경색증과 비슷하기 때문에 관상동맥조영술로 관상동맥에 뚜렷한 이상 병변이 없음을 확인하기 전에는 감별이 어렵다. 타코츠보 증후군으로 인한 병원 내 사망률은 10% 미만이며, 적절히 치료하면 완전한 회복을 기대할 수 있어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흉통, 호흡곤란, 메스꺼움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타코츠보 증후군은 심근병증·만성폐쇄성 폐질환·심근염·천식·협심증과 관련이 있기도 하다. 가장 흔한 증상인 흉통은 흉부 외상 환자의 증상과 유사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대부분 4주 이내에 회복할 정도로 임상 경과는 비교적 양호하지만, 쇼크에 이를 정도로 증세가 심한 경우에는 대동맥 내 풍선 펌프를 삽입해 심근과 좌심실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시술을 하기도 한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경기도지부는 "타코츠보 증후군 환자의 약 95%가 4~8주 이내에 완전히 회복하기 때문에 대중적 치료 외에 특정한 치료 지침은 없다"며 "건강검진에서 질병이 확인되면 스트레스로 인해 이러한 병이 생기기도 한다. 발병 원인이 정신적 스트레스라면 상담 치료를 통해 재발을 예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클립아트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