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침체와 함께 위축됐던 인천 경매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저점을 지났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아파트뿐 아니라 토지·상업·연구시설 등 다른 용도의 경매 낙찰도 늘었다.
9일 법원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경매로 나온 인천 아파트의 낙찰률은 35.8%로 6월(27.9%) 대비 7.9%p 상승했다. 감정가 대비 낙찰가액의 비율을 나타내는 낙찰가율도 전월(74.8%) 대비 0.5%p 오른 75.3%로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경매에 참여한 평균 응찰자 수도 8.6명을 기록해 1년 전 4.0명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감정가가 1억원에 책정된 부평구의 한 오피스텔은 1차례 유찰된 뒤 열린 경매에 41명이 몰렸고, 91.3%의 낙찰가율을 기록하며 새 주인을 찾았다.
올 상반기만 해도 인천 경매시장은 응찰보다 관망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경매에 처음 나온 매물보다는 수차례 유찰된 매물을 사들이는 게 유리하다는 인식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부터 아파트 가격이 계속 하락해 감정가가 실거래가를 앞지르는 매물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경매 매물의 감정가는 통상 경매일을 앞두고 6개월~1년 전에 책정되는데, 올해 상반기에 경매로 나온 매물들이 이러한 이유로 여러 번 유찰됐다. 그러나 5월 이후 아파트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여러 차례 유찰된 매물이 쌓이면서, 낮은 가격에 매물을 낙찰받을 수 있다는 움직임이 낙찰률과 낙찰가율의 반등을 이끌었다.
아파트 낙찰률 6월 대비 7.9%p ↑
업무·상업시설 응찰자수 전국1위
강화군 토지 낙찰가 감정가 2배로
토지와 업무·상업시설, 교육연구시설 등 다른 용도의 매물도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송도국제도시에 위치한 기업 연구시설은 첫 번째 경매에서 140억5천110만원에 낙찰돼 지난달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낙찰가액을 기록했다. 인천지역 업무·상업시설 매물들은 낙찰률과 낙찰가율은 전국 평균 수준이었지만, 응찰자 수가 5.2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토지 경매의 경우 인천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낙찰률(36.7%)을 기록했는데, 강화군과 옹진군에서 처음 경매에 나온 임야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특히 강화군에서는 낙찰가가 감정가의 2배를 기록하면서 낙찰된 사례도 있었다. 수도권 내 다른 지역의 토지 매물보다 감정가가 낮게 책정된 매물이 많이 나오면서 낙찰률이 올랐다는 분석이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최근 들어 처음 경매에 나온 매물이 곧바로 낙찰되는 사례도 나타나는 등 반등하는 분위기"라며 "다만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와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완연한 회복세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