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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이 지옥과 법정싸움을 벌이면 판판이 깨지는데, 변호사들이 전부 지옥에 있어서란다. 유머이고 농담인데 뼈가 있다. 재심 전문 박준영 변호사처럼 약자 편에서 정의를 실현하는 변호사들도 많지만, 변호사에 대한 대중의 인식과 정서는 불편하고 부정적이다. 변호사가 작정하고 악당 편에서 약자를 외면하고 사법정의를 파탄냈던 재판들이 누적된 결과일 테다.

돈과 권력을 쥔 악당들이 거액의 수임료로 대형로펌을 동원해 무죄나 감경받는 국내외 유명 재판들을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다. 변호사 사무실 사무원 에린 브로코비치가 대기업을 변호하는 대형로펌을 무찌르는 일은 기적에 가깝다. 대기업, 정치인은 물론 기업형 조폭들도 재판 때마다 대형로펌을 동원한다. 대형로펌은 전관 변호사들로 법정의 후배 판사와 검사를 압박한다.

최근 하나의 사건과 하나의 재판에서 법무법인 변호사가 대활약을 펼쳤다. 지난 2일 롤스로이스가 인도로 돌진해 한 여성에게 중상을 입혔다. 운전자는 간이 마약검사에서 케타민 양성반응을 보였다. 그런데 구금 17시간 만에 대형로펌 변호사의 신원보증으로 풀려났다. 한 유튜버가 사고현장과 경찰서에서 보인 운전자의 패륜적인 행태를 알리면서 여론이 폭발했다. 마약 투약하고 피해자를 방치한 운전자가 대형로펌 변호사와 유유히 경찰서를 벗어나자, 경찰이 의심을 사고 있다.

8일 이화영 전 평화부지사 재판정에서는 법무법인 덕수 대표 김형태 변호사가 대활극을 펼쳤다. 김 변호사는 쌍방울 대북 송금을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보고했다는 이 전 부지사의 검찰 진술을 부인하는 증거의견서와 재판장 기피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러자 이 전 부지사는 "처음 들었고 읽어 보지 못했다"고 펄쩍 뛰었다. 그러자 김 변호사는 검사와 판사와 거친 말싸움을 벌이며 사임서를 낸 뒤 퇴정했다. 법조계의 반응은 전대미문의 재판방해 난동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 전 부지사의 이 대표 관련 검찰 진술을 확인할 재판이 아내의 변호사 해임 소동으로 지연된데 이어 김 변호사의 법정 소동으로 또 다시 연기됐다.

롤스로이스 차주는 거액을 보유한 졸부이고, 이화영 재판엔 제1야당 최고권력자가 연루돼 있다. 어김없이 대형로펌 변호사들이 맹활약 한다. 변호사법 제 1조가 명시한 변호사의 사명은 '기본적 인권 옹호와 사회정의 실현'이다. 롤스로이스 재판과 이화영 재판을 보고 판단할 일이다.

/윤인수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