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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 경기도청 상황실에서 오병권 행정1부지사 및 관계 실·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무총리 주재 잼버리 비상대책반 (영상)회의가 열렸는데, 이날 회의에서는 제6호 태풍 '카눈' 북상에 따른 대응 방안 등도 함께 논의됐다. 2023.8.9 /경기도 제공

제6호 태풍 '카눈' 북상으로 전통시장, 농촌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경기도 산업현장의 긴장도가 높아졌다. 전력 당국 역시 태풍 영향으로 전력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대응 태세에 나섰다. → 그래픽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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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카눈 예상 경로. /연합뉴스

전통시장 입간판 제거·물건 정리
도내 110개 저수지 사전 방류작업
전력수급 차질 대비 비상대응 가동


■ '폭풍전야' 경기도 산업 현장


="태풍이 한반도를 관통해 피해가 클 것이라고 해서 가게를 열어야 할지 고민중입니다."

9일 수원시 연무동에 위치한 반딧불이 연무시장에는 평소와 다르게 거리에 있던 입간판과 적재물이 모두 상가 안쪽으로 치워진 채였다. 태풍이 한반도를 관통해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자 상인들이 물건들을 모두 정리한 것이다.

일부 점포는 문을 닫고 휴업 안내문을 걸어놨다. 시장을 찾는 손님도 평소보다 줄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마저 감돌았다.

수원시의 또 다른 전통시장인 구매탄시장도 태풍에 대비하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었다. 이곳은 다른 전통시장과 달리 천장이 막혀 있어 피해가 다소 적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상인들은 자칫 파손 위험이 있는 적재물을 모두 점포 안쪽으로 옮기고 강풍에 날아갈 수 있는 물건들도 노끈 등으로 단단히 묶어놨다.

상인들은 "태풍 이동 상황과 규모 등을 실시간으로 보면서 가게를 열지 말지 결정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전통시장 유관기관들도 비상대책반을 운영하는 등 대비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경기남부지역본부는 전통시장의 태풍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협의체를 구성한 후 사전점검을 진행하는 한편, 비상 대기 상황에 돌입했다. 실시간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한편 도내 시장상인회와 연계해 실시간으로 대비 문자를 발송하는 등 안내에 나설 예정이다.

전통시장뿐 아니라 농촌에서도 긴장감이 높긴 마찬가지다. 농업기반시설을 관리하는 한국농어촌공사 경기지역본부는 110개 저수지의 사전 방류를 실시하고 배수시설 등을 점검했다.

'폭염' 전력수급 사상 최초 100GW 돌파
전력당국도 태풍 '카눈'에 비상 대응 체제를 구축하고 나섰다. 사진은 9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전력 서울지역본부에 설치된 전력 수급 현황 전광판. 2023.8.9 /연합뉴스

■ 역대급 폭염 이후 태풍…전력당국, 비상 대응 체제


=역대급 폭염이 연일 계속되면서 전력 총 수요가 역대 처음으로 100GW를 돌파한 가운데, 전력당국이 태풍 '카눈' 북상이 야기할 수 있는 전력 수급 차질에 대비하기 위해 비상 대응 체제를 가동했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2∼3시께 한 시간 동안 평균 전력 총수요 추계는 100.571GW로 나타났다. 해당 추계는 전력거래소의 전력시장 내 수요와 한국전력공사 직접구매계약(PPA) 및 소규모 자가용 태양광발전 등 전력시장 외 수요를 합한 수치다.

지난 8일 오후 2∼3시께의 평균 전력 총수요 추계도 100.254GW로 알려졌다. 이틀 연속 100GW를 넘어선 셈이다. 그동안 최대 전력 총수요가 100GW에 도달한 적은 없다. 반도체·데이터 산업 등이 고도화된 데다 연일 이어진 폭염으로 냉방 가동 시간이 늘어나면서 전력 수요가 급격히 팽창한 결과다.

태풍 영향으로 전력 수요는 전반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추정되지만 발전설비나 송·배전설비 등이 강풍, 폭우 등으로 고장 나면 전력 수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또 날씨 영향으로 태양광 발전량이 급감하는 상황도 전력 수급에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 전력수요 피크였던 지난 7일 태양광 발전량 비중은 전력 총수요 추계의 14.1%에 달한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태풍 등 날씨 영향으로 태양광 설비 발전량이 줄어드는 등 변동성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전력당국은 비상 대응 체제를 가동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한전 경기본부 관계자는 "안정적 전력 수급을 위한 신속한 대응을 위해 유관기관 협조 등 관련 협력 체계를 바탕으로 재해 취약지역 점검 및 경과 지역 전력 설비 등을 특별 점검하고 있다"며 "태풍 내습 시 비상 인력을 동원해 비상대책본부 가동 등 긴급 복구 체계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승택·김동한기자 do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