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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시 샤니 공장 모습. 2023.8.11 /연합뉴스

SPC 그룹 계열사인 성남 '샤니' 제빵공장에서 끼임 사고로 50대 여성 노동자가 숨진 가운데(8월 11일 인터넷 보도=[단독] 숨진 샤니 노동자는 두 딸 둔 55세 워킹맘… 유족 "대책 진정성 없다" 울분) 샤니 내부 근무 체제에 지난해 사망 사고가 발생했던 평택 SPL 제빵공장과 유사한 '밤샘 근무' 체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강도 높은 노동환경이 사망 사고를 불렀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11일 경찰과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성남 샤니 제빵공장 내 대부분의 생산 라인 노동자들은 주·야간 2교대 근무로 작업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숨진 고모(55)씨가 근무했던 생산 라인도 오전 7시를 기준으로 각각 지정된 주간과 야간 노동자들이 교대 근무로 작업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라인 노동자 주·야간 2교대 근무
지난해 사망사고 있던 평택 SPL공장과 흡사
숨진 청년 10시간 야간근무… 교대 2시간 전 사고
정치·노동권 "장시간 노동이 사망사고 부추긴 것"

경찰 관계자는 "사무직을 제외한 내부 생산 공정은 대부분 주·야간 2교대 근무 체제를 유지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고씨는 이러한 생산 라인 중 한 곳의 주간 조로 일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고 밝혔다.

이런 환경은 지난해 같은 SPC 계열사인 평택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노동자가 끼임 사고로 숨졌던 작업환경과 닮아있다. 당시 SPL 내 사고가 발생한 생산 라인도 주·야간 12시간 맞교대 체제로 24시간 내내 생산 작업을 유지했다. 이 사고로 숨진 20대 노동자는 10시간 야간근무를 이어가다 근무 교대를 2시간여 앞둔 이른 아침에 유명을 달리했다. 이 때문에 정치권과 노동계를 중심으로 장시간 노동이 사망 사고를 부추겼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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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근로자 사망 및 잇단 부상 사고가 발생한 SPC의 한 계열사인 샤니 제빵공장에서 8일 또다시 근로자가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낮 12시 41분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소재 SPC 계열 샤니 제빵공장에서 50대 근로자 A씨가 근무 중 다쳐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다. 사진은 성남시 샤니 제빵공장 모습. 2023.8.8 / 연합뉴스

이에 SPL 사고 발생 후 SPC는 지난해 허영인 회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안전관리시스템 구축에 1천억원을 투자해 재발방지를 약속했었다. 그럼에도 이처럼 다른 계열사인 샤니 역시 그간 SPL과 유사한 형태로 운영해온 실태가 확인되면서 그룹 차원의 안전 불감증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과 함께 예견된 인재라는 비판마저 확산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SPC 관계자는 "2교대 근무는 맞지만, 연장근로를 신청한 경우가 아니면 실제 주·야간 교대 전후로 1~2시간 간격이 있었다"면서 "애초에 샤니 공장은 24시간 내내 가동할 정도로 주문 수요가 크지는 않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경찰은 안전수칙 매뉴얼 여부 등 사고 관련 원인 규명을 위해 이날 오후 샤니 제빵공장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벌였으며, 고용노동부도 역시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한편 SPC는 이번 사고와 관련한 입장문으로 사과 의사를 밝혔으나 여론의 공분은 이어지고 있다. 사고가 난 제빵공장을 찾은 정의당 이은주 의원 등 입법부 관계자들을 대표이사가 직접 가로막으면서 출입을 제지했기 때문이다. → 관련기사 3·7면([단독] 숨진 샤니 노동자는 두 딸 둔 55세 워킹맘… 유족 "대책 진정성 없다" 울분)

/김산기자 mountai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