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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태 지역사회부(부천)차장
부천시청 안팎이 최근 공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청사 1층에 조성된 '산소정원'과 시청사 앞 '잔디광장'이 잇따라 보수공사에 들어간 것이다.

이들 두 공사에는 무려 1억원 가까운 예산이 소요됐다. 산소정원의 유지·관리·환경 개선을 위한 시설 보완 공사에 8천만원, 잔디광장 보수에 1천500만원 상당의 혈세가 투입됐다.

막대한 예산이 들어간 이들 보수공사의 원인은 대략 황당하다.

먼저 산소정원 얘기다. 시는 2021년 산림청이 주관한 '생활밀착형 숲 조성사업' 공모 선정을 통해 시청 1층 로비 2천㎡ 규모의 실내 녹지공간 '산소정원'을 조성했다. 지난해 4월 개원한 이 정원에는 국비 5억원과 시비 5억원 등 총사업비 10억원이 투입됐다.

그러나 개원 1년여 만에 정원 내 식물의 잎이 누렇게 뜨거나 고사하는 문제가 발생하면서 지난 14일부터 생장 조명을 보완하는 보수공사를 벌이고 있다.

다음은 잔디광장이다. 시는 지난 6월29일부터 7월9일까지 열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개막을 위해 잔디광장에 대형 돔을 설치했다. 축제 이후, 돔이 설치된 자리는 돔 모양대로 잔디가 움푹 파이는 훼손을 당했다. 현재는 공사가 마무리됐지만 시민들이 모여들던 잔디광장은 잔디 생육을 위해 앞으로 두 달여 간 개방되지 않는다.

이 두 공사를 지켜본 시민들은 당혹스럽다. "애초 정원을 조성하거나, 잔디 위에 대형 돔을 설치할 당시에는 왜 이 같은 문제를 예상하지 못했나", "누군가의 판단 미스로 왜 시민의 귀중한 혈세가 낭비돼야 하는가", "자기 돈이면 이렇게 썼겠나" 등의 반응이 나온다.

공사판 전문용어에 빗대 '인재(人災)'라는 쓴소리까지 나온다. 공사 현장에선 인재가 발생하면 중한 처벌이 내려진다. 그렇다면 1억원 가까운 혈세 낭비에 대해선 누가, 어떻게 책임져야 하는가.

/김연태 지역사회부(부천)차장 ky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