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누락 사태로 불거진 전관 특혜 논란(8월9일자 13면 보도='철근 누락' LH 아파트 업체들, 전관 특혜·담합 의혹 수사 본격화)으로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퇴직자 재취업 업체와의 계약을 전면 중단한다.
15일 파라과이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위해 해외 출장 중인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같이 지시했다.
원 장관은 "국민의 비판을 받는 가운데 아무런 개선 조치 없이 관행대로 용역 관련 절차를 진행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LH는 전관이 근무하는 업체와의 용역 계약 절차를 전면 중단하고, 국토부는 국민 안전 중심 건설 현장을 조성하기 위한 이권 카르텔 혁파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했다.
원희룡 "개선조치 없이 진행 안돼"
이권 카르텔 혁파 방안 10월 전망
원 장관 지시에 따라 LH가 전관 업체와 진행하던 계약 절차는 이권 카르텔 혁파 방안이 마련될 때까지 전면 중단된다. 해당 방안은 오는 10월 중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관 관련 대책은 수립되는 대로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원 장관이 이같이 지시한 것은 철근 누락 사태 이후 전관 특혜 논란이 잇따라서다. LH는 철근 누락이 확인된 아파트 단지 명단을 공개한 후 보름간 설계 용역 5건, 김리 용역 1건의 낙찰자를 정했는데 모두 LH 퇴직자가 근무하는 업체였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철근 누락 단지와 관련된 전관 업체 18곳이 2020년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수의계약으로 2천335억원 규모를 수주했다.
다만 일각에선 상당수의 업체에 LH 퇴직자가 재취업해있는 만큼 전관 업체와의 계약 자체가 중단되면 LH 사업 전반에도 차질이 뒤따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감사원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지난 2021년 3월 말까지 LH 퇴직자가 재취업한 업체 수는 153곳이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