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일본을 향해 "역사적 성찰 없이, 미래를 함께할 동반자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곧 열릴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우리 정부는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분명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감학원' 사례를 들며 역사적 책임을 외면하지 않는 경기도를 다시 한번 강조하기도 했다.
김동연 지사는 15일 78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현 정부 등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더 큰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얼마 전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끝났다. 세계 각국에서 온 참가자들의 실망이 컸고, 국제적으로 부끄러운 일이 벌어졌다"며 "올림픽, 월드컵, 엑스포 등 국제행사를 치르며 세계인의 찬사를 받았던 우리 국민의 자긍심이 상처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화합과 상생은커녕 경제활동 주체들을 편 가르는 경제, 내 편 아니면 적이라는 흑백논리에 기댄 뺄셈 외교, 나날이 갈등하고 쪼개지며 각자도생을 강요하는 사회, 그 앞에서 소모적 대결과 남 탓만 일삼는 정치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78년 전 선열께서 꿈꾸셨던 나라가 이런 모습은 아니다. 정치, 경제, 외교, 사회의 복합적인 위기는 다름 아닌 리더십의 위기"라고 진단했다.
김동연 도지사, 경축사서 쓴소리
'尹 정부 무책임한 면죄부' 비판도
김동연 지사는 "편 가르지 않는 '통합의 리더십', 국민의 삶에 대한 '책임의 리더십', 자기 기득권을 먼저 내려놓는 '솔선수범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그래야만 대한민국은 더 큰 역동성, 더 큰 포용, 더 큰 미래를 향해 흔들림 없이 나아갈 수 있다"고도 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가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라는 허울 좋은 이름 아래 과거와 현재에 대한 일본의 무책임에 면죄부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우리 정부가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역사에 책임지는 경기도 사례도 덧붙였다. 선감학원 사례를 들며, "부랑아 교화를 구실로 수천 명의 아동에게 강제 노동과 폭력을 자행했던 일이다. 일제시대에 시작돼 권위주의 정부까지 이어졌다"며 "경기도는 피해자들께 먼저 손을 내밀었다. 진심을 담아 사과드렸고, 경제적 피해보상을 했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마지막으로 "더 큰 대한민국으로 가는 그 길에서 변화의 중심, 기회의 경기도가 맨 앞에 서겠다"고 약속했다.
/김태성기자 mr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