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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성남 샤니 제빵공장에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의원 등 현장 조사단이 내부로 진입하는 모습. 2023.8.16 /김산기자mountain@kyeongin.com

SPC 계열사 성남 '샤니' 제빵공장에서 50대 여성 노동자 끼임 사망 사고를 두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위원들이 사업장을 찾아 현장 시찰을 벌인 가운데 사고 당시 해당 기계에서 케이크 반죽 배합 볼 상승·하강 시 울려야 할 경보음이 울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위원들이 직접 확인한 사고 환경을 바탕으로 당시 CCTV 영상 등 자료 요구를 사측에 잇따라 신청하면서 사고 원인 규명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16일 국회 환노위 소속 의원 11명과 고용노동부 관계자 등은 오전 10시께 샤니 성남공장을 방문해 현장을 확인했다. 사고 공정 진입에 앞서 위원들은 4층 사무동에서 이강섭 샤니 대표이사가 배석한 자리에서 사건 관련 경과보고를 받았다. 이 대표이사는 "유족의 뜻에 따라 장례절차에 만전을 기했고, 동시에 사고 원인을 밝히도록 고용노동부와 경찰 등 관계 당국 조사에 임하고 있다"면서 "따가운 질책과 조언을 바탕으로 사업장에서 다시는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으며 깊은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국회 환노위 의원들, 사업장 시찰
사측에 CCTV 등 영상 자료 요구
의원 1시간반 출입 제지에 일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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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성남 샤니 제빵공장 이강섭 대표이사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들 앞에서 경과보고 및 사과 입장을 밝히는 모습 2023.8.16 /김산기자mountain@kyeongin.com

이어 이 대표이사는 지난 11일 사고 현장을 방문한 정의당 이은주 의원 등의 출입을 제지한 데 대해서도 사과했다. 이은주 의원은 "사측, 노동부 등과 협의를 마쳤는데도 시간 맞춰 도착하자마자 대표이사가 직접 1시간 30분여를 세워놓고 못 들어가게 했다"면서 "명백한 중대재해 사망사고를 은폐하려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이사는 이에 "다시 한 번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이후 위원들은 내부 출입용 위생장비를 갖춘 뒤, 취재진 진입이 제지된 가운데 1시간여 동안 내부 현장을 시찰했다. 이날 현장 시찰을 마치고 나온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정(파주을) 환경노동위원장은 "사고 기계와 같은 설비의 기계가 시연 작동하는 과정을 봤지만 사고가 발생할 당시 기계와는 차이가 있을 것으로, 당시 제대로 작동했을지는 CCTV 영상이나 관련 자료들을 광범위하게 신청했으니 추후 절차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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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의원들이 기계 끼임 사고로 근로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성남시 중원구 샤니 제빵공장을 방문한 16일 오전 이강섭 샤니 대표이사가 경과보고 및 사과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3.8.16 /김산기자 mountain@kyeongin.com

다만 사고 당시 및 사전 안전 관련 조치가 충분했는지 등을 두고서는 여지를 남겼다. 민주당 진성준 의원은 "사고 당시 리프트 기계가 움직이는 과정에서 경보음이 울리도록 해야 했는데 그것이 울리지 않아 고장 상태가 의심되는데 실제 고장 여부는 확인해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안전 센서 부착 의무 대상인 기계는 아니지만 움직이는 기계이기 때문에 부착돼 있었다면 (사고를 막을 수 있어) 좋았을 것"이라면서 "최근까지도 안전 교육이 실시됐다고 했지만 실제로 현장에서 부족하지는 않았는지도 살펴볼 것"이라고 했다.

또 지난해 평택 SPL 끼임 사망 사고 직후 SPC 그룹이 약속한 1천억원 안전 투자 계획 관련해서도 박 위원장은 "3년 동안 1천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상 샤니 공장 대상으로는 올해까지 46억원이 투자되고 180억원이 예정돼 있는데 이것을 조기에 투자하겠다는 약속을 들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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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성남 샤니 제빵공장에서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이 주최한 기자회견 모습. 2023.8.16 /김산기자mountain@kyeongin.com

현장 시찰이 진행 중인 오전 11시께 샤니 공장 정문에서는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 측에서 SPC 그룹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권영국 중대재해전문가넷 공동대표는 "현장이 훼손될 수 있다는 얼토당토않은 얘기로 출입 자체를 봉쇄하고 있다"면서 "오늘 환노위 방문을 통해 사고와 관련해 밝혀져야 할 것들은 꼭 밝혀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시찰에는 환노위 국민의힘 간사인 임이자 의원, 김형동·지성호 의원이 참여했고, 민주당에선 환노위원장인 박정 의원과 민주당 간사인 이수진 의원, 김영진(수원병)·윤건영·이학영(군포)·전용기·진성준 의원, 정의당 이은주 의원이 참여했다. 고용노동부에서는 이성희 고용노동부 차관, 민길수 중부지방청장 등이 함께했다.

/김산기자 mountai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