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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자영업자들이 10% 할인 프로모션이 진행되자 가격 책정을 달리해 소비자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배달앱 화면 캡처

최근 배달비 상승 등을 이유로 배달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일부 자영업자들이 배달 플랫폼이 할인해주는 만큼 음식값을 올려 소비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현재로써는 플랫폼 업체가 일일이 확인해 해당 점포에 시정을 요구하는 방법밖에 없어 소비자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16일 빅데이터 분석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 상반기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의 월 평균 이용자수는 약2천939만명으로 전년 대비 13.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 플랫폼 이용자 수 감소의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 이후 배달 수요가 높아지면서 동반 상승한 배달비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 따르면 수도권 평균 배달료는 5천원 수준으로 지난해(3천원)보다 상승했다.

배달비 상승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자 배달 플랫폼 업계는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배달의민족은 묶음배달 서비스인 '알뜰배달'을 도입해 배달비를 약 1천원 내렸고, 쿠팡이츠는 와우회원에게 배달비를 포함한 전체 음식값의 10%를 할인해주는 파격적인 혜택을 내놨다. 요기요도 월 9천900원을 내면 무제한으로 배달을 무료로 해주는 정액제를 도입했다.

일부 업체 배달 플랫폼 혜택만큼
음식 가격 차등 두고 올려 책정
소비자단체協 "자기 신뢰 깨는것"


문제는 이런 할인 혜택을 일부 자영업자가 악용한다는 것이다. 일례로 쿠팡이츠가 와우회원을 대상으로 10% 할인을 진행하자 수원의 한 한식점은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의 음식값은 1만6천원으로 정했지만 10% 할인 이벤트 중인 쿠팡이츠에는 1만7천원으로 음식값을 올려 책정했다.

배달의민족에서 쿠폰이 제공되는 경우에도 일부 자영업자들이 배달비나 음식값을 일시적으로 올려 책정한 바 있다. 소비자들이 받아야 할 할인 혜택을 가로채는 행태라는 지적이다.

한 배달 플랫폼 업체 관계자는 "수시로 타 업체와 가격을 확인하는 등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로써는 가격을 타 업체와 맞게 조정하라고 업주에게 요청할 수밖에 없다. 이런 부분은 점주와 계약 당시 명시했던 내용이기 때문에 점주가 지켜야 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자영업자들의 일탈로 인해 소상공인 모두가 공멸할 수 있다는 우려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인건비, 원재료 가격 상승 등으로 매출이 급감해 폐업하는 자영업자들이 늘어나면서 소상공인들의 고충을 함께 나누자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됐지만 이런 점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는 것이다.

손철옥 경기도소비자단체협의회장은 "소비자들에게 약속한 음식값을 (할인 이벤트를 악용해) 마음대로 조정하는 것은 소상공인이 자기 신뢰를 깨는 행위나 마찬가지"라며 "단기적으로는 해당 자영업자가 이익을 볼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소비자 신뢰가 깨지면서 공멸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도록 혜택을 소비자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밝혔다.

/서승택기자 taxi22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