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 인천본사 '7월 독자위원회'가 지난 18일 인천본사 회의실에서 진행됐다. 신희식((사)아침을여는사람들 이사장) 독자위원장과 이동익(민주노총 인천본부 조직국장) 독자위원이 자리했고, 구본형((주)쿠스코프 대표)·박주희(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 독자위원은 처음으로 회의에 참석했다. 목동훈 인천 편집국장이 참석해 의견을 들었다.
'검단연장선 연기' 노동 건강권 개선 기대
'동인천역 광장 정비' 후속보도 미흡 지적
인천 '문예 정체성' 찾는 기획기사 보완을
독자위원들은 이달 경인일보 지면을 두고 주요 현안에 발 빠르게 움직인 기사들이 눈에 띄었다고 했다.
신 위원은 <[단독] 불법체류자 버젓이 근무… '무법' 닻내린 인천항>(20일 1면), <'인천항 불법체류자 근무' 재발방지 나선 해수부>(21일 1면) 등의 기사에 대해 "인천항은 굉장히 중요한 국가 시설인데 보안이 뚫린 부분을 빠르게 지적해 의미 있게 봤다"며 "한번에 그치지 않고 기사를 여러번에 걸쳐 보도하면서 미흡한 보안의식을 제대로 질타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그동안 경인 아라뱃길 등 환경 현안 기사를 보면 지역 언론이 인천시 보도자료를 받아서 쓰는 경우가 많았다"며 "경인일보의 경우 후속보도로 환경부의 공론화위원회 권고 내용이나 시민·환경단체의 입장 등 앞뒤 맥락을 다뤄준 것 같아 기억에 남았다"고 말했다.
적절한 사진으로 독자의 이해를 도운 기사도 언급됐다. 이 위원은 <폭우에도 콘크리트 타설… 건설업계 안전불감증 만연>(14일 9면) 기사에 대해 "장대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콘크리트 타설이 진행되는 모습과 함께 문제를 잘 지적했다"며 "이러한 작업을 중지시키고 앞으로 환경도 개선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좋은 기사"라고 말했다.
또 이 위원은 <인천1호선 검단연장선 개통 2025년 5월로 늦춘다>(6일 3면) 기사에 대해 "기사에 검단연장선 개통 연기 이유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등이 나오는데, 이를 뒤집어 생각해보면 앞으로 각종 공사에 노동자들의 건강권이 보호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며 "앞으로는 이런 부분들을 염두에 두면서 기사를 풀어나가면 어떨까 한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강화 어민들을 찾아 생생한 이야기를 풀어낸 <"부친때부터 그물쳤는데…" 생계위해 '선 넘는' 강화 어민들>(21일 1면), 변화하는 인천의 다문화 현상을 담은 <"내국인보다 많아졌네" '고려인타운' 된 함박마을>(12일 1면), 근로자 근무 환경에 대해 다른 기업의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포스코이앤씨, 혹서기 건설 근로자 '건강케어 서비스'>(28일 9면) 등의 기사도 언급됐다.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먼저 지난달 동인천역 북광장에 머물던 주취자를 근절한 기사에 대해 독자위원회는 이후 행정에 대한 후속 기사를 바란다고 했지만, 관련 보도가 미흡했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 위원은 "광장을 정비하고 물놀이장을 개장하는 등 행정도 좋지만 무숙자들은 어떻게 처리됐는지, 머물 공간은 마련되고 있는지 등 후속취재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구 위원 역시 "지역 신문으로서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을 모두 담아야 한다"며 "무숙자들에게 일자리와 잠자리를 지원하는 등 정책이 펼쳐지는 부분을 심층적으로 다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본의 오염수 방류 문제 등 중앙 현안에 대한 기사가 비교적 충분하지 못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박 위원은 "특히 오염수 문제가 전국적으로 이슈인데도 경인일보에 관련 기사가 부족했던 것 같다"며 "수산업계 종사자나 섬 주민 등 생계와 관련된 문제라 지역에서 다루기 민감할 수 있지만, 더 관심을 갖고 다룰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도 "국민의 안전이나 건강 등의 부분에서 굉장히 중요한 문제인 만큼 지역 신문이더라도 오히려 현안을 정확하게 짚어내고 설명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위원들은 권역별 소각장, 교권 침해 문제 등 주요 현안을 갈등 구조로만 바라보지 말고 해결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신 위원은 "소각장의 경우 갈등이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는데, 이러한 현상을 알리는 것도 좋지만 지역 언론에서 대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며 "심층적으로 문제를 다룬 해설기사 또는 외부 인사의 칼럼이 실리면 어떨까 한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학생 인권과 교권을 양극화된 문제로 다루기보다는 공동체 회복의 관점에서 해결책을 고민하고 다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기사 주제의 다양성을 바라는 의견도 있었다. 구 위원은 "인천은 원래 문화·예술 대표 도시였지만, 어느 순간 산업 부흥기를 거치면서 현재는 부각되지 않고 있다"며 "인구 300만 도시의 지역 신문으로서 경인일보가 갖는 역할이 큰 만큼 문화·예술적 부분에서 인천의 옛 정체성을 찾을 수 있는 기획기사 등이 보완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리/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