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경찰 생활을 시작한 인천미추홀경찰서 형사과 소속 박지은(27) 경장은 인천경찰청이 평가한 '2022년 최고수사관', '2023년 1분기 수사부서 사건처리 우수자' 등으로 선정됐다.
그는 인천 미추홀구에서 초등학생을 상대로 '묻지마' 폭행을 저지른 뒤 잠적한 피의자를 1년 6개월 동안 추적해 지난 2월 붙잡았다. 감금과 협박 피해 사실에 대해 진술조차 하기 어려워하는 지적 장애인의 이야기를 이틀간 6시간씩 듣고 수사에 나서 지난 7월 피의자 일당을 검거했다.
박 경장은 "초등생 묻지마 폭행 사건을 수사할 땐 피의자 특정이 쉽지 않아 통화기록, 계좌 내역, 온라인 메신저 내역 등 광범위한 수사자료를 분석하는 프로그램을 활용해 오랜 기간 들여다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사건 말고도 배당된 사건이 많아 개별 사건 수사에 들여야 할 시간이 부족할 때도 있었다"면서도 "수사가 잘 풀리지 않을 땐 팀원들과 공유하며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데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지적장애인 진술 이틀간 귀담아 경청
'초등생 묻지마' 사건해결 일등공신
초동조치 미흡·협조 거부때 어려움
수사과정의 고충에 대해 박 경장은 "형사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초동조치인데 처음부터 증거 확보가 되지 않아 수사 자체가 어려워지는 경우가 있다"며 "사건 현장에 나가 폐쇄회로 (CC)TV를 확보하려는데, 협조 요청을 거부하는 일도 있어 어려움을 겪을 때도 있다"고 토로했다.
끈질긴 추적 끝에 사건을 해결할 때 느끼는 보람은 이루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는 "저녁 시간대 집으로 향하는 여성의 집 앞까지 따라가 불안감을 유발한 남성을 추적해 주거침입으로 검찰에 송치한 사건이 기억에 남는다"며 "겉으로 큰 피해가 드러나지 않았더라도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피해자 안전조치에 애썼던 사건인데 경찰의 신변보호를 통해 불안감이 해소됐다며 고마움을 전하던 피해자가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2017년 인천미추홀경찰서 학동지구대에서 경찰생활을 시작한 박 경장은 2019년 석암파출소 근무를 거쳐 2020년부터는 형사팀에 지원해 일하고 있다.
그는 "그동안 여성 경찰관들의 적극성이 많이 드러나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깝다"며 "앞으로 형사분야뿐만 아니라 광수대, 사이버 수사대 지능수사팀, 교통수사 등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