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오염수가 방류된 첫날인 24일 수원시 영통구의 한 식당가 골목. 음식점마다 점심 준비에 한창일 시간이었지만, 자영업자들은 TV에 나오는 오염수 방류 소식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코로나19 여파로 2년 여 동안 매출 감소 등 타격을 입은 자영업자들은 또다시 외식 수요가 줄어들까 노심초사했다. 수산물을 주로 판매하는 일식집은 물론 대부분의 음식점이 소금, 김, 새우젓 등을 쓰고 있어 이날 만난 음식점 사장들은 한 목소리로 불안감을 토로했다.

 

"정부 생계 보전대책 바랄뿐" 한숨
광우병 논란처럼 사실 왜곡 우려도


손님기다리는 수상시장 상인1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시작한 24일 오후 수원농수산물시장 수산동에서 한 상인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2023.8.24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한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코로나19 사태처럼 (이번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이슈가) 소비자들의 건강과 직결될 수 있는 문제인 만큼, 매출 감소는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다. 음식에 소금으로 간을 맞추기 때문에 사실상 식당의 모든 음식에 대한 거부감이 큰 것 같다. 이왕 방류가 시작된 만큼 정부가 자영업자들의 생계를 보전해주는 등 대책을 마련해주길 바랄 뿐"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인근에서 중식집을 운영하는 B씨도 마찬가지로 고민이 깊었다. 방류로 인한 정서적 불안감이 단순히 일본산 수산물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중식에도 다양한 수산물이 가미되고 육류의 간을 소금으로 하는 만큼, 피해는 모든 자영업자들이 입을 것이라는 게 B씨 주장이다.

B씨는 "한식, 중식, 일식 등 종류를 막론하고 피해가 예상된다. 코로나19 대유행 때는 감염에 대한 우려로 배달 수요라도 늘어났지만 이번에는 식당 음식 자체에 시민들이 불안감을 느끼는 만큼 더욱 심각한 상황이라고 느낀다"고 호소했다. 


자영업자들은 이번 방류가 외식업의 존폐를 가를 수 있는 중대한 사건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일본산 수산물을 넘어 모든 외부 음식에 기피 현상이 나타나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또 다시 외식업계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일각에선 과거 광우병 논란처럼 과도한 우려가 오히려 사실을 왜곡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일식집을 운영하는 C씨는 "국내산 수산물을 이용해 조리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방류가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데 그럼 평생 수산물을 먹지 않을 수도 없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이종민 자영업연대 대표도 "광우병 논란과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우리 사회가 얻은 교훈이 있기에 이번 오염수 논란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 같다. 오염수 방류가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고 실제로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수 있다고 보지만, 자영업자에겐 당장 생존을 걱정해야하는 큰 문제가 발생했으니 정부가 이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서승택기자 taxi22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