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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그룹 샤니 성남 공장에 무재해 깃발이 걸려 있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SPC그룹 계열사인 평택 SPL에서 20대 청년이 사망한데 이어 올해 다른 계열사인 성남 샤니 55세 작업자도 기계에 끼여 숨지는 등 그룹 전반의 산업재해(8월23일자 2면 보도="SPC샤니, 끼임 위험 알고도 안전조치 미흡")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SPL에서 50대 남성이 의식을 잃고 쓰러졌던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해당 작업자는 병원으로 이송되면서 회복했으나, 지난해 사망사고가 발생했던 작업장 환경과 똑같은 주·야 12시간 맞교대 체제 생산 라인에 배치됐던 것으로 파악돼 과로로 인한 사고 가능성이 제기된다. 사측은 작업 중이 아닌 상황에서 개인 지병으로 약물을 잘못 복용해 발생한 사고였다는 입장이다.

직원식당 근처서 쓰러지며 신체부상
최근 주·야 12시간 맞교대 라인 배치
지난해 사고와 같은 작업장 환경
'얼음' 라인 계절특성에 업무 증폭
정치권 밤샘근무 비판 이어지기도

사측, 작업 외 상황서 '개인 지병' 주장

28일 SPC그룹과 SPL 직원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전 7시께 SPL 직원 A(50대)씨가 내부 직원 식당 근처에서 순간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인근 직원들의 응급조치를 받은 A씨는 사내 자체 절차로 평택성모병원으로 이송됐다. 다행히 상태를 회복한 A씨는 정밀 검사 및 쓰러지는 과정에서 턱 등 신체 부상을 입어 추가 입원치료를 받고 지난주 퇴원했다.

이런 가운데 A씨가 쓰러진 배경을 두고 최근 과로에 시달려 왔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0년 넘도록 근무했던 A씨가 올해 들어 주·야 12시간 맞교대 생산 라인으로 옮겨온 뒤 발생한 사고였기 때문이다. A씨가 배치된 생산 라인은 오전 8시, 오후 8시를 기준으로 12시간 교대로 맞물려 운영되는 데다, 주말 휴일이 보장되지 않고 직전 주에 차주 평일까지 포함한 이틀을 지정해 쉬도록 운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당시 A씨는 오전 8시 출근에 앞서 아침 식사를 마친 뒤 12시간 주간 근무를 앞두고 작업장으로 이동 중이었다.

더구나 이러한 근무편성은 지난해 사망사고가 발생한 작업장 환경과 같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지난해 사망사고는 주·야 12시간 맞교대 체제에서 야간근무 종료를 1시간여 앞둔 아침 시간대에 발생했다. 이 때문에 정치권과 노동계를 중심으로 강도 높은 밤샘 근무 환경이 사망 사고를 불렀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특히 A씨가 올해 배치된 '얼음' 생산 라인도 여름철을 맞아 작업량이 평소보다 늘어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SPL 직원 B씨는 "해당 생산 라인은 직전 주에 휴일이 어떻게 배치되는지에 따라 일주일 넘도록 연이어 일할 수도 있는 곳으로, 이런 식으로 운영되는 생산 라인들은 지난해 사망사고가 발생한 이후로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며 "A씨는 몇 달 전 자리를 옮겨왔는데, 직전 부서보다 업무가 과중해졌던 상황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SPC 관계자는 "A씨는 출근 전 지병과 관련한 약물을 잘못 복용해 급작스레 쓰러졌던 상황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적절한 응급조치를 통해 무사히 회복한 뒤 업무에 복귀한 상태"라며 "12시간 맞교대는 대부분의 식품공장 제조과정 상 신선도 유지 등을 이유로 불가피한 부분이 있고, 휴일은 작업자들의 의사를 반영해 안 겹치도록 조율하는 절차를 거치며 A씨는 사고 전날도 휴무였기 때문에 과로로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지난해 SPL 사망사고와 관련해 강동석 SPL 대표이사 등을 중대재해처벌법위반 혐의로 지난 25일 기소(8월 25일자 인터넷 보도=검찰, '평택 제빵공장 사망사고' SPC 계열사 대표 중대재해처벌법 기소)했다. 검찰은 해당 작업장의 근로기준법 위반 여부 등을 두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김산기자 mountai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