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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8월8일 미 공군 폭격기가 인천항 일대를 폭격하고 있는 장면을 찍은 항공사진(출처: RG 342, P 29, Box 13, NA2). 사진 속 동그라미 친 부분은 폭격을 맞은 산업시설로, 미군 주요 타깃인 조선기계제작소 인근이다. /모씨네 사회적협동조합 제공

인천상륙작전 한 달여 전 북한군이 점령했을 당시 인천에서 미군 폭격기가 인천항 인근 산업시설을 폭격하는 사진이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National Archives and Records Administration)에서 발굴됐다. 국내에선 처음 공개되는 희귀 사진이다.

모씨네 사회적협동조합 아카이브연구소와 전갑생 서울대학교 사회발전연구소 연구원은 한국전쟁 당시 미군이 인천항 일대를 폭격하는 장면을 찍은 항공 사진을 29일 경인일보에 공개했다. 모씨네 사회적협동조합이 올해 인천시립박물관과 진행하는 학술조사 사업(1944~1950년 인천상륙작전 시기) 일환으로 전갑생 연구원이 미국 NARA 현지에서 수집한 자료다.

이 사진을 설명하는 자료에 따르면 1950년 8월8일 미 5공군 3폭격단 소속 B-26폭격기가 고도 1만 피트 상공에서 인천항 일대를 폭격(임무 M-3295)하는 장면이다.

사진 속 폭탄이 떨어져 폭발하고 있는 장소는 동구 만석동 조선기계제작소 인근 공장지대다. 1937년 세워진 조선기계제작소는 일제강점기 군수공장 역할을 했으며, 해방 후 미군과 한국 국방부가 접수한 중공업시설로 현 HD현대인프라코어의 모태다.

전갑생 연구원 美 NARA현지 발굴
만석동 조선기계제작소 인근 위치
3급 기밀… 내륙 공장지대 '희귀'


이 사진은 3급 기밀(Confidential)로 분류됐으며, 제목은 '한국 인천 폭격지'라고 쓰여 있다. 인천상륙작전 당시 월미도 일대를 폭격하는 사진은 많이 공개됐는데, 인천 내륙 공장지대를 폭격하는 사진이 공개된 적은 거의 없다.

1950년 9월15일 인천상륙작전 직전 월미도와 인천시내 곳곳에 대규모 공습이 있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졌다. 그러나 한국전쟁 발발 직후부터 이듬해 1·4후퇴까지 인천에 대한 폭격이 광범위하게 이뤄졌다는 건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다. 이 사진은 인천상륙작전 이외의 폭격을 입증하는 자료 중 하나다.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1940년대 말부터 주요 군수시설이 몰린 인천항과 인근 공업지대, 부평 일본육군조병창(현 캠프 마켓) 등이 미군의 주요 공습 지점으로 표기된 자료와 항공사진도 있다.

전갑생 연구원은 "인천 폭격은 1950년 7월부터 1951년 1월까지 북한군 점령 기간 20차례 이상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고, 군사시설뿐 아니라 주요 관공서와 민가도 피해를 입었다"며 "이 사진은 사건 자체에 대한 진실을 그대로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