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와 환자가 직접 만나지 않고도 처방이 가능했던 '비대면 진료'가 9월부터 대폭 축소 운영된다. 일부 의원은 기존 환자들에게 이를 알리며 비대면 진료 홍보에 나섰고, 그동안 편리하게 약을 처방받았던 환자들도 막바지 진료 예약에 분주하다.
앞서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2020년 2월부터 한시적으로 의료기관의 전화 상담과 처방을 허용했다. 비대면 진료로 처방 가능한 약으로는 감기약을 비롯해 다이어트약, 탈모약, 사후피임약, 눈약 등이 있다. 하지만 의약품 오·남용이나 과잉 처방 등의 우려가 나오자 정부는 9월부터 무분별한 비대면 진료를 제한하기로 했다.
그동안 비대면 진료는 '닥터나우'나 '나만의닥터' 등 앱에 자신의 증상을 적으면, 환자가 선택한 의원에서 확인 후 전화를 주는 방식이었다. 의사와 통화만 하면 처방이 내려지고, 원하는 약국으로 처방전 팩스 전송과 약 배달까지 가능했다.
그간 다이어트약·탈모약 등 처방
섬·벽지 주민 등에 초진 허용 변경
'막차 놓칠라' 앱 진료신청 몰려
하지만 이번에 바뀐 정부의 지침에 따라 다음 달부터는 비대면 진료를 받으려면 해당 의료기관에서 30일 이내에 대면 진료를 받은 이력이 있어야 한다.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479개 섬·벽지 거주자, 장기요양등급자, 장애인, 감염병 확진자 등만 비대면 초진이 허용된다.
정부의 이 같은 조치에 비대면 진료 신청이 몰리고 있다. 30일 오전 해당 앱을 통해 다이어트약 재진 희망률이 높은 의원에 비대면 진료를 신청해 보니 평소에는 5분 내외로 오던 전화가 20분 이상 걸렸다.
일부 의원은 '마지막 비대면 진료'임을 강조하며 처방전 추가 비용 없이 약 처방이 가능하다고 문자로 홍보하는 곳도 있었다.
이날 인천 부평구 한 의원에서 비대면 진료로 다이어트약을 처방받은 이모(32·서울 강동구)씨는 "이곳이 전국에서 약값이 저렴하다고 입소문이 나서 최대한 많은 양을 신청했다"며 "너무 쉽게 약 처방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안전성 등 우려도 나오지만, 직접 병원을 방문해 대기하지 않아서 편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