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학교 중국·화교문화연구소, 국민대학교 중국인문사회연구소, 인천 서구, 경인일보가 공동 주최하는 '랜선으로 떠나는 방구석 1열 중국 영화여행' 시민강좌의 두 번째 강의가 1일 오후 3시부터 4시 30분까지 지 비대면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ZOOM)으로 열렸다.
박철현 국민대 중국인문사회연구소 연구교수가 '영화 천주정(天注定·2013)과 중국사회'를 주제로 강연했다. → 편집자 주
공유제 기업 사유화로 약탈·부패
농민공 자녀 교육 사각지대 몰려
신세대 '바링허우' 강한 애국 성향
■ 다음은 강연요지
지아장커 감독의 2013년 영화 '천주정'은 돈에 눈이 먼 마을 촌장에게 대항하기로 결심한 광부 따하이, 폭력이 지배하는 현실에 회의를 느낀 시골 출신 청부살인업자 조우산, 유부남 애인과의 이별을 준비하는 사우나 직원 샤오위, 어린 나이에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게 된 청년 샤오후이 등 4명의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들이 현실과 부딪치며 그려내는 개혁기 중국사회의 그늘을 보여주고 있다.
그 첫 번째 그늘은 공유제(公有制) 기업의 사유화다. 1990년대 후반 국유기업을 개혁하며 향진(마을)기업이 사유화됐다. 당시 재직 중이던 경영자나 관료가 공유제 기업에 대한 상당한 지분을 차지하는 방식인 '내부자 사유화'가 진행되며 공공자산 약탈과 부패 가능성이 커졌다.
1998년 공유제 주택 제도가 폐지돼 주거환경에 변화가 일어났다. '주택시장'이 출현했으며, 주택가격을 감당할 수 없는 서민들은 '달팽이집'(蝸居)이라 불리는 쪽방으로 내몰렸다. 지방정부가 토지 소유권을 보유하고 토지개발 수익을 가져가는 구도가 형성했다.
호구(戶口)제도의 변화도 일어났다. 1958년 실시한 중국 사회주의 특유의 호구제도는 도시와 농촌을 분리하는 신분제도로 기능했다. 중국 개혁·개방 이후 경제 성장과 사회적·정치적 목적으로 인해 '점수적립제 도시 거민 호구 취득 제도'를 실행하게 됐다. 각급 지방정부가 해당 지역 사회경제적 조건에 맞는 노동력을 확보할 목적과 인구 집중과 분산 효과를 위해 도입된 제도다.
빈부격차가 벌어지면서 부의 세습이 고착화했다. 이로 인해 생긴 용어가 '푸얼다이'(富二代·세습된 부자 2대), '관얼다이'(官二代:·세습된 관료 2대), '핀얼다이'(貧二代·세습된 빈민 2대)다. 개혁기 경제발전을 위해 농촌의 대규모 저임금 잉여노동력의 도시 유입을 일정 정도 허용하자 신분이 불안정한 '농민공' 문제가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농민공 자녀들은 원칙적으로 농민 호구를 갖기 때문에 도시의 학교 입학이 불가능하다. 이들은 교육 사각지대로 몰리는 경우가 많았다.
중국의 신세대 바링허우(1980년대생)와 주링허우(1990년대생)는 취업난, 주택난, 낮은 소득 등으로 신세대 농민공을 형성하고 있다. 이들은 개혁기에 태어나 급속한 경제 성장 시기에 청소년기를 보낸 세대로, 사회주의 이념보다 애국주의·민족주의 경향이 강하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