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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재량휴업일을 하루 앞둔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의 모습. 교사들은 서이초 교사 49재 추모일인 4일을 '공교육 멈춤의 날'로 정하고 연가 사용 등을 통해 집단행동을 벌일 예정이다. 2023.9.3 /연합뉴스

 

일선 교사들이 4일을 '공교육 정상화(멈춤)의 날'로 정하고 자율휴업에 나설 것을 예고하며 학교 현장 공백이 불가피해졌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체험학습 신청 등을 통한 적극 지지 의사가 나오는가 하면, 일정을 비울 수 없어 걱정을 토로하는 상반된 목소리도 나온다.


과천시의 한 초등학교 학부모 엄모(48)씨는 4일 예고된 교사들의 단체 행동을 지지한다는 의미로 자녀의 체험학습 신청서를 이틀 전에 학교에 냈다.

엄씨는 "집회에 나올 예정이거나 스스로 휴업을 하는 교사를 지지하기 위한 마음으로 자녀의 체험학습을 미리 신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두 명도 아니고 수많은 교사들이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그만큼 문제가 심각하다고 느껴서 집회에 나서려는 것"이라며 "교사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이 사회가 깨닫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성남시의 한 초등학교에 두 자녀를 보내는 이모(45)씨는 "학교에 자녀들을 보내면서 훌륭하고 학업에 의지가 강한 교사들을 많이 만났다"며 "터져 나오는 교사들의 요구를 전부 지지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학교 교육을 제대로 하게 해달라는 권리 요구가 존중받아 마땅하기에 휴업에 지지의사를 보낸다"고 했다. 이어 그는 "학교도 재량휴업 대신 단축수업을 통해 혼란을 줄인다고 하는데, 큰 불만은 없다"고 덧붙였다. 

 

"교사들 권리 요구 존중" 지지 반
"맞벌이 가정은 어쩌나" 걱정 반


이와 달리 맞벌이 등 사유로 자녀를 맡을 수 없는 학부모들은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최모(43)씨는 "맞벌이라 가정보육은 생각할 수 없어 긴급돌봄을 신청했는데 자녀가 평소와 다른 환경에 잘 적응할지 걱정된다"며 "교사들의 입장이 이해는 가지만 수업이 열리는 날에 꼭 단체행동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성남시 소재 초·중학교에 각각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 A씨도 "학교 지침도 제대로 내려오지 않은 상황에서 일부 학부모들은 '공교육 멈춤의 날'을 모르는 사람도 있다"며 "4일 학교 현장에 어떤 혼란이 생길지 벌써 걱정이 크다"고 했다.

한편 공교육 정상화(멈춤)의 날 '임시 휴업'을 예고한 학교는 서이초를 포함해 전국 30개교로 집계된 상황이다.

/김도란·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