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이초 교사의 49재인 4일 '공교육 정상화(멈춤)의 날'을 앞두고 경기도교육청(이하 도교육청)과 일선 학교가 수업 차질에 따른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3일 도교육청과 각 학교 등에 따르면 교육당국의 강경 기조에도 불구하고 도내 학교에서 근무하는 상당수 교사가 4일 연가 또는 병가 등을 내고 출근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도교육청은 지난달 23일 각 학교에 공문을 보내 교사들의 단체 행동 자제를 요청했지만, 초등 교사를 중심으로 집회 참여 의사를 밝힌 인원이 수 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교육청, 단체행동 자제 요청 불구
초교교사 중심 수만명 참여의사
합반·통합·단축 등 대책안 분주

교육부가 집단행동을 위한 연가·병가 사용을 불법으로 규정한 이후론 일부 교사들 사이에선 당일 아침에 갑자기 병가를 내거나 결근하자는 움직임이 있으며,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오후 4시30분부터 열리는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조퇴하겠다는 교사도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학교들은 상황에 따라 합반수업, 학년 통합수업, 단축수업, 저학년 긴급돌봄 등의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난주까지는 경기지역에선 4개교가 재량휴업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지금은 모두 철회한 상태다.
고양시 A초등학교의 경우 지난달 31일 가정통신문을 통해 공교육 멈춤의 날 단축수업이 이뤄진다고 학부모들에게 알렸다. 이 학교는 당일 교사 공백 규모에 따라 정상수업이 가능할 경우 4교시 단축수업을 실시하고, 정상수업이 불가능하면 1교시 후 학생들을 하교시킬 예정이다.
시흥시 B초등학교는 4일 전학년 4교시 수업을 편성해 운영하기로 했다. 방과 후 수업은 정상 운영하는데, 만약 방과 후 수업 시작 시간까지 공백이 발생하면 학생이 도서관에서 대기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방침이다. 그 외에도 도내 대다수 초등학교가 학사일정을 변경하고, 각 가정에 체험학습신청 방법을 안내한 것으로 확인됐다.
용인시의 한 초등학교 교장은 "교육부와 교육청에서 엄정 대응하겠다고 했으면 학교에 명확한 지침이나 매뉴얼을 내려야 하는데 구체적으로 나온 게 없어 학교 현장의 혼란이 크다"면서 "교사들이 얼마나 빠질지 알 수 없고 당일(4일)이 돼봐야 상황을 정확히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교마다 사정은 다르지만, 일부 학교에서 단축 또는 보결수업 등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학생들의 피해가 없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날 오후 2시께 검은 옷을 입은 전·현직 교원 등 20만명(주최 측 추산)이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 국회대로 일대에서 일곱 번째 '50만 교원 총궐기 추모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서이초 교사의 사망 직후 토요일인 7월22일부터 매주 서울 도심에 모여 추모 집회를 열고 있다. → 관련기사 4·7면(서이초 교사 49재… 오늘 국회로 등교하는 전국 교사들)
/김도란·조수현기자 dora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