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전국 최초로 지분적립형 공공분양주택을 수원 광교에 도입한다. 분양가에 5분의 1 정도만 돈을 내면 그만큼의 주택 지분을 획득할 수 있고 거주기간 추가로 지분을 매집해 최종적으로 집을 소유하는 구조다. 목돈을 들이거나 대출 없이도 주택을 소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애초 GH는 해당 부지에 중산층 임대주택을 짓겠다고 밝혔지만, 4년 만에 이를 백지화하고 지분적립형으로 정책을 급선회했다.
4일 김세용 GH사장은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규 주택공급 물량이 줄고 주택가격 상승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가계 실질소득도 정체 중인 상황에서 자가 보유가 어려워지고 있어 현 법령 안에서 신속하게 공급이 가능한 주택이 필요하다"며 "내 집 마련을 지원하기 위한 지분적립형 경기도형 공공분양주택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지분적립형 공공분양주택은 적금을 매월 납입해 목돈을 만드는 것처럼 주택 지분을 지속적으로 늘려 자가를 소유하는 주택을 말한다. 전용면적 60㎡ 이하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에 원가 수준 분양가의 10~25% 정도를 투자해 최초 지분을 획득한 뒤 20~30년에 걸쳐 나머지 지분을 분할 취득하는 식이다.
광교 A17블록 600가구중 240가구
10~25% 투자뒤 수십년 나눠 매입
분양가 원가 수준… 2028년 공급
GH는 해당 사업 적용지로 수원 광교 A17 블록으로 정했다. 모두 600세대 분양 물량 중 240세대를 지분적립형으로 공급한다. 해당 블록은 오는 2025년 하반기 착공해 2028년 공급 예정인데 계획대로라면 지분적립형을 적용한 전국 첫 사례가 된다.
옛 원천동 법원 청사(수원지법·지검) 부지인 광교 A17 블록은 지난 2019년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 시절, GH가 최초의 중산층 임대주택을 짓겠다고 공언한 장소다. 당시 GH는 소유가 아닌 거주로 주택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고 밝히며 경기도형 중산층 임대주택을 내세웠다.
하지만 중산층 임대주택으로 사업을 진행하는데 GH가 부담해야 할 세금 비용이 천문학적 규모로 발생한다는 점이 발목을 잡았다. GH 관계자는 "종합부동산세 감면 법안이 선행됐다면 진행할 수 있었겠지만 그런 부분이 미진했기에 사업을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세용 GH사장은 "집이 없는 분들을 위해 계속해서 임대주택을 공급할 것이고 동시에 지분적립형 주택으로 내 집 마련에 도움을 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 관련기사 3면(후분양땐 원가산정 정확 "잠재력 부지 많아")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