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H가 4일 수원 광교 A17 블록에 지분적립형 공공분양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히며 해당 부지에 건립을 공언했던 중산층 임대주택은 최종 무산됐다.
중산층 임대주택이 현행법의 제약을 넘어서지 못하며 좌초된 자리에, 지분적립형 공공분양주택이 최초로 선보이는데 현 법령 내에서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소유에서 거주로' 포부 결국 무산
법적기준 모호·종부세 부과 부담
광교 A17 블록 기반 시뮬레이션
"정책효과 검토후 확대적용 계획"
■ '소유에서 거주로' 내건 중산층 임대주택 결국 무산
=민선 7기 GH는 중산층을 겨냥한 새로운 임대주택 건설 계획을 밝혔다. 옛 수원지법·지검 부지(A17블록)로 광교의 초입에 자리 잡은 알짜배기 땅에 중산층을 위한 임대주택을 짓겠다는 계획이었다.
저소득층 등이 거주한다는 편견을 깨고 중산층이 높은 수준의 주거 환경을 누릴 수 있도록 해 소유하는데 초점을 맞춘 주택 문화를 거주로 바꾸겠다는 포부였다. 부동산 폭등 전인 당시 임대료는 광교 주변 아파트의 90% 수준으로 평균 보증금 2억5천만원에 월세 67만원 정도로 예상됐다. 20년 이상 안정적으로 거주시켜 임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불식시키겠다는 것이었지만 세금 부담이 발목을 잡았다.
GH가 출자자로 참여하는 부동산투자신탁(리츠) 형태로 사업을 추진하려 했으나 산하 공공기관이 민간임대주택 출자자로 참여할 수 있는지 법적 기준이 모호했다. 여기에 리츠 설립 후에도 다주택 보유 법인에 종부세가 부과되기에 연간 200억원, 20년 추산 4천억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되며 무산 수순을 밟게된 것이다.
GH 측은 "종부세 감면 법령이 선행되면 진행이 가능했을 것"이라면서도 "중산층에 임대하더라도 최소 70%는 자산 증식을 목표로 삼을 것이기 때문에 (장기 임대에)현실적인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소유에서 거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는 목표 설정 자체가 무리였다는 점을 에둘러 시인한 셈이다.
■ 지분적립형 공공분양주택, 성공할까
=GH가 이번에 제시한 지분적립형 공공분양주택은 광교 A17 블록을 기반으로 시뮬레이션을 거쳤다.
현재 주변 시세를 전제로 한 분양가(전용면적 60㎡ 기준)는 5억원으로 지분적립형 입주자는 최초 입주 시에 분양가 25%에 해당하는 1억2천500만원을 부담하고 매 4년마다 지분 추가 취득 시 가산이자(정기예금이자율 2% 적용)를 적용해 8천100만원(분양 4년 이후), 8천700만원(분양 8년 이후), 9천300만원(분양 12년 이후) 등을 분할해 추가 지분을 취득하게 된다.
이 경우, 20년 차에 전체 지분을 사들일 수 있어 자가를 얻게 된다. 전매제한은 10년으로 10년 이후 주택을 매매하면 해당 시점 기준 GH와 입주자의 지분율에 따라 수익을 배분하게 된다. 문제는 집값이 분양가 아래로 내려갈 경우 지분 매입가가 시세보다 낮아진다는 단점이 생긴다는 것인데, 수원 광교 부동산이 시장에서 안정 자산으로 분류되기에 그럴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광교 A17 블록은 2028년 후분양으로 공급되기 때문에 원가 산정이 정확해 이 같은 지분적립형을 적용하기 용이하다. 최초 분양 시 입주자가 최대 25%의 지분을 부담하면 나머지 75%는 GH의 부채로 잡히는 구조다.
이를 두고 김세용 GH 사장은 "지분율만큼 부채로 잡히기 때문에 GH가 이 사업으로 돈을 버는 구조는 아니다. 자가 주택 마련이 어려운 도민들에게 기회를 드리자는 취지"라며 "지분적립형을 적용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GH 사업부지가 많다. 향후 정책 효과를 검토해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