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편 개인적인 측면에서의 중요한 일들도 저장된 일정들의 특징 중 하나다. 스스로 정한 목표나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해야 하는 일들이 예가 될 수 있다. 이와 같은 일들은 업무적인 측면이나 관계적인 측면에서 볼 때 중요한 일들은 아닐 수 있다. 그래서 지키지 않아도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저장된 일정' 이익·관계성 중시
대개 단기·미시적 측면서 기록
'자신 중심' 조율 중에 아쉬움도
하지만 이러한 성격의 일정들은 자신과의 약속이기에 지키지 못하는 경우에는 사뭇 결이 다른 상실감을 느끼게 되기도 한다. 이와 같은 특징들은 공통점이 있다. 주로 자신을 중심에 놓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표현으로 하면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일들이 주로 자신의 일정표에 저장되어 있다는 것이기도 하다. 일정을 만드는 경우에도 그렇고 일정을 조율하거나 조정해야 하는 경우에도 비슷하다.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아쉬움은 남는다. 자신의 일정에 저장되지 않은 일들에 대해서는 미루거나 등한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아쉬움을 없애기 위해서는 해야 할 일들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 이른바 우선순위를 재정렬해보는 것이다. 지금껏 현재와 가까운 미래에 해야 할 일들을 중심으로 자신의 일정들이 채워졌다면 보다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관점에서 수행해야 할 일들을 선별해보는 것이다. 그 일들은 자신이 추구하는 삶의 목적과 가치와 관련된 일들이라고 볼 수 있다. 이렇게 해야 자신의 삶에 있어 중요한 일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이와 함께 그동안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약속이 주를 이루었다면 관계를 형성하고 강화하기 위한 약속을 계획해봐야 한다. 일례로 자신이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과 함께 하는 시간이 일정에 저장되어 있어야 한다. 아울러 자신에게 도움이 되고 이익이 되는 것을 넘어 타인에게 도움을 주고 이익을 줄 수 있는 것들도 자신의 일정으로 들어와야 한다. 넓게 보면 이타적인 삶을 위한 포석이기도 하고 좁게 보면 공동체 일원으로서의 삶을 살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개인의 일정에는 이와 같은 일들이 저장되어 있어야 한다.
장기·거시적 관점서 우선순위를
재정렬 통해 삶의 의미 찾아가야
그동안 저장하고 기록된 자신의 일정들을 살펴보자. 바쁘게 지낸 것과 계획된 일정을 차질없이 소화한 것에 대한 만족감을 느끼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동안의 일정이 얼마나 의미가 있었는지를 돌이켜보기 위해서다. 다음으로는 의미가 있는 일정을 계획하고 저장하고 알람을 설정해보기 위해서다. 개인의 일정은 표면적으로는 해야 할 일들로 보인다. 하지만 심연에는 개인이 추구하고 지키고자 하는 가치와 비전 그리고 목표가 담겨있다. 그래서 개인의 일정은 자신의 정체성과 삶의 방향을 보여주는 이정표이기도 하다. 만일 자신의 일정을 보고 스스로를 설명하기 어렵다면 스스로를 설명할 수 있는 일정들을 생각해보고 기록해보자. 이것만으로도 삶의 의미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갈 수 있다.
/김희봉 대한리더십학회 상임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