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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10월 2일을 임시공휴일로 정했지만 황금연휴에도 내수 진작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에(9월6일자 2면 보도="이미 가격 다 올랐다"… 임시공휴일 업계만 호황) 해당 기간에 맞춰 숙박 쿠폰 지급을 결정했다. 그러나 연휴 기간 숙박시설은 이미 마감인 상황에서 쿠폰은 27일부터 쓸 수 있어, 반쪽짜리 정책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6일 관광업계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는 오는 27일부터 10월 15일까지 약 2주간 사용할 수 있는 3만원 숙박 쿠폰을 선착순으로 제공한다. 당초 11월 여행 비수기를 겨냥해 숙박쿠폰을 배포할 계획이었으나 10월 2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돼 추석 연휴가 황금 연휴가 된 게 변수가 됐다.

이에 정부는 명절 연휴를 국내 여행 활성화 기회로 삼기 위해 시기를 당겨 27일부터 30만 장을 조기 배포하기로 했다. 연휴가 길어 국내 대신 해외로 눈길을 돌리는 관광객들을 겨냥한 것으로도 분석된다. 이번 숙박 쿠폰은 전국 어느 지역에서나 5만원 초과 숙박상품 구매 시 사용 가능하다. 1인 1매 선착순 지급으로, 수량이 모두 소진될 경우 조기 종료될 예정이다.

27일~내달 15일까지 3만원 제공
행사 첫날부터 발급 가능한 탓에
수일전 업소 예약엔 사실상 무용
"말도 안되는 정책" 소비자 당혹


문제는 쿠폰이 할인 행사 첫날인 27일에서야 발급된다는 점이다. 연휴 기간에 숙박시설을 이용하려면 미리 예약해야 하는 만큼, 사실상 할인 쿠폰은 쓸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사용기간도 2주에 불과하다. 여기에 숙박쿠폰 사용 방법 등을 안내하는 페이지도 행사 시작 1주일 전인 오는 20일에서야 한국관광공사 내 '2023 대한민국 숙박세일페스타'에 개설할 예정이다.

쿠폰 발급 소식에 연휴 기간 숙박 할인 혜택을 기대했던 시민들은 행사 시작일부터 쿠폰이 발급된다는 점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쓸 수 없는 쿠폰을 지급하는 것이라는 반응마저 나왔다.

직장인 양모(37)씨는 "벌써 연휴 기간 숙박시설 다수가 예약이 완료돼, 그때 이용하려면 지금도 서둘러 예약해야 한다"며 "쿠폰 지급 시작일인 27일은 평일인데, 여행을 가려면 휴가를 써야 한다. 선착순으로 쿠폰을 지급한다니 쿠폰을 받을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데 누가 그날 3만원 할인받겠다고 휴가를 쓰고 방을 당일 예약해 여행을 가겠나. 말도 안 되는 정책"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문체부 "부처 협의 최대한 맞춘것"


이에 문체부 관계자는 "갑작스럽게 쿠폰 지급이 결정되면서 시간이 촉박한 부분이 있다. 유관 부처와 협의를 통해 최대한 날짜를 맞춘 것"이라고 말했다.

/서승택기자 taxi22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