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jpg
지난 7월부터 동인천역 북광장이 '금연·금주구역'으로 지정, 올 연말까지를 계도 기간으로 운영 중인 가운데 6일 일부 주민들이 모여 전철역 출입구 인근에서 술을 마시고 있다. 2023.9.6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광장에서 술을 마시는 이들을 막으려고 주민들이 쉴 공간까지 없애면 되겠어요?"

인천 동구 송현동 동인천역 북광장에서는 바닥에 앉아 술을 마시거나 취한 이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보게 된다.

지난 5일 오전 동인천역 북광장 지하쇼핑센터 입구 처마 아래에는 술에 취해 신발을 베고 바닥에 누운 사람도 있었다. 그 옆에는 술병과 종이컵, 과자봉지 등이 나뒹굴었다.

양키시장(송현자유시장) 인근 문이 닫힌 상가 앞에는 신문지를 깔고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는 무리도 보였다.

노숙인 김모(59)씨는 막걸리병을 든 채 "예전에 자활센터도 가봤지만, 몸이 아파 더는 일할 수 없어 센터를 나왔다. 오랫동안 이곳저곳을 떠돌며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숙인 등 술판 문제 조치 3개월째
알코올 중독·정신 상담은 거의 전무
그늘 등 없애 시민도 머무를 수 없어


동인천역 북광장에서 노숙인이나 일부 주민 등이 모여 술판을 벌이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구는 지난 6월 '민·관·경 합동 TF'를 꾸렸다. 모여서 술을 마시지 못하도록 광장에 있던 벤치를 치우고, 가로수 가지를 잘라내기도 했다. 7월에는 동인천역 북광장 전체를 '금연·금주구역'으로 지정했다. (6월2일자 4면 보도=동인천역 북광장, 주취자 발 못붙인다)

드넓은 광장에 그늘이 사라지자 주민들은 버스 정류장에 앉거나 좁은 처마 아래에서 간이의자를 두고 휴식을 취하고 있다. 버스 정류장에서 만난 이모(65)씨는 "노숙자를 내쫓겠다고 벤치를 치우고, 나무 그늘도 없애 주민들은 쉴 곳이 없어졌다"고 토로했다.

동구청 중독관리통합관리센터 등 관계자들은 매주 1차례 북광장을 돌며 노숙인 등을 상대로 알코올 중독이나 정신건강 전문 상담을 받도록 안내하고 있다.

하지만 6월부터 북광장에서 이뤄진 알코올 중독·정신건강 상담은 거의 없다고 한다. 상담과 치료를 강제할 방법이 없다는 게 동구청 관계자 설명이다.

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 민운기 간사는 "복지제도를 통해 노숙인과 주취자가 일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공공이 해야 할 일"이라며 "북광장은 주취자를 쫓아내려다 일반 시민들도 머무를 수 없는 곳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광장을 시민들이 활발히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술을 마시지 못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동구청 교통행정과 관계자는 "금연·금주구역 계도 기간을 거쳐 앞으로 시민이 자유롭게 머물 수 있도록 경관을 정비하고, 장기적으로 주취자와 노숙인들의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고민하겠다"고 했다.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