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여 년 전 인천 덕적도에 살면서 낙후한 섬 지역 주민의 복리를 증진한 최분도(Benedict Zweber·1932~2001) 신부를 기리는 역사 기념관이 조성된다.

6일 옹진군과 천주교 인천교구는 '덕적도 유 베드로 병원 활용 업무협약'을 맺었다. 유 베드로 병원 건물에 '덕적도 천주교 역사 기념관'을 만들기로 했다. 이날 협약에 따라 유 베드로 병원 토지·건물에 대한 공유재산 기부채납 절차가 시작된다.

옹진군-천주교 인천교구 업무협약
1966년 부임 병원·발전기 등 도입

1960~70년대 덕적도는 천주교를 빼놓고는 온전히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교회가 지역 발전에 크게 기여했고 그 중심에 최분도 신부가 있었다. 1966년 천주교 덕적교회에 부임하고 10년간 병원 건립, 발전기 도입, 어민 소득 증대 사업에 매진했다.

부임 첫해 55개 병상으로 시작한 유 베드로 병원에 인천 섬 전역의 환자가 몰려와 미국인 의사의 진료를 받았다. 미군 함정을 인수해 만든 '바다의 별'은 한국 최초의 해상 순회 병원선이었다. 연간 수만명이 유 베드로 병원과 바다의 별을 통해 의료 혜택을 받았다.  

 

최분도 신부는 또 50㎾ 발전기 4대를 섬에 들여와 850가구에 전기를 개통했다. 김 양식사업을 벌여 어민 소득을 높였고, 어선 3척을 건조해 가난한 어민들에게 기증했다. 간척 사업을 통한 농지 확보로 섬의 식량 자급도를 높였다.

그는 외부 지원뿐 아니라 개인 재산을 털어 덕적도의 생활 환경을 개선했다. 1976년 1월 덕적도를 떠나는 그에게 신자, 비신자 할 것 없이 주민 6천여 명이 뜻을 모아 공덕비를 세워줄 정도였다.

천주교 역사 기념관 건립 사업은 덕적도 주민 제안을 받아 시작됐다. 덕적도에서 최분도 신부는 종교인이면서도 주민 모두의 생활을 윤택하게 하는 데 온 힘을 기울인 '사회 운동가'로 받아들여진다. 그에게 '서해 낙도의 슈바이처'라는 수식이 붙은 이유다.

천주교 인천교회사연구소 장동훈 소장(신부)은 "덕적도 주민들에게 최분도 신부는 선교 목적으로 온 분이 아니라 인류애적 접근으로 다양한 사업을 벌인 인물로 받아들여진다"며 "덕적도를 비롯한 인천 섬 지역에서 천주교의 역사는 단순 종교사가 아닌 지역사의 일부로 포함해 기념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김명래기자 problema@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