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학부모 민원에 시달리던 서울 서초구 한 초등학교 교사의 죽음을 계기로 '교권 회복'과 함께 교사들의 '마음 치유'가 교육계의 현안으로 떠올랐다. 교사들의 정서·심리적 회복을 도울 수 있는 지원책이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7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시교육청이 운영하는 교원 치유 지원센터 '교원돋움터'에 소속된 전문 상담사는 총 2명이다.
교육부가 집계한 인천지역 교사 수는 지난해 기준 2만7천455명으로, 전문 상담사 1명당 1만3천명이 넘는 교사들의 상담을 전담하고 있는 셈이다.
그나마 올해 상담사 1명이 충원된 것이다. 인천시교육청은 지난 2017년부터 인천해밀학교에 교원돋움터를 설치해 운영 중인데, 지난해까지는 전문 상담사가 1명뿐이었다. 센터는 교원들을 대상으로 심리상담, 의료지원, 법률자문 등을 통합 지원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를 담당할 전문인력이 부족한 상태다.
교원돋움터 소속된 상담사 총 2명
1명당 1만3천여명 교사 전담 실정
"인천시교육청 차원 대책 강화해야"
교원돋움터의 지원이 필요한 교사들은 해마다 늘고 있다. 지난해 교원돋움터에서 대면·전화·이메일 상담을 받은 교원은 1천892명이다.
올해는 상반기 기준 859명인데, 최근 악성 민원이나 교권 침해 등으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교사들이 많아 조만간 지난해 지원 건수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7월 26일자 8면 보도='스승의 은혜' 사라진 교정… 인천시교육청 오늘 긴급 간담회).
교사들의 정신건강이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주는 설문조사 결과도 최근 발표됐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녹색병원이 지난달 전국 유·초·중·고·특수교사 3천50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지난 5일 공개한 자료를 보면, 전체 응답자의 38.3%가 중증 우울증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성인이 중증 우울증을 겪는 비율은 8~10%로, 교사가 4배가량 높다.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적이 있다는 응답도 16%나 됐다.
인천교사노조 관계자는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는 교사들이 노조로 도움을 요청하면 교원돋움터로 안내하고 하지만, 그곳의 인력이 부족해 제대로 된 지원을 기대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교사들이 병원이나 상담소를 다녀오면 노조 몫의 교육청 보조금을 활용해 의료비 일부를 지원하고 있으나 역부족"이라며 "결국은 인천시교육청 차원의 교사 보호 대책이 강화돼야 한다"고 했다.
인천시교육청은 교원돋움터의 내실을 다지기로 했다. 올해 교원 상담과 의료지원을 위해 편성된 예산은 1억5천만원으로, 내년에는 이를 2억원까지 늘리고자 한다. 또 소진 교사(장기간 이어진 스트레스로 정서·신체적 탈진을 보이는 교사)가 홀로 1박2일 치유 여행을 다녀오도록 지원하는 '교원온쉼표' 등 만족도가 높았던 프로그램을 유지하고, 새로운 지원책도 발굴할 계획이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그동안 교원온쉼표를 비롯해 전문 상담사의 미술 치료 프로그램이나 교원 힐링 캠프 등을 진행해 왔고, 앞으로 이를 확대 운영하거나 개선할 부분이 있는지 파악해 교사들의 정신건강 지원을 강화할 예정"이라며 "여건이 되는대로 전문 상담사도 계속해서 충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