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은 정의로운 사회를 구현할 최소한의 도덕률이다. 민주사회 시민들이 법을 존중하는 이유이다. 늘 그렇듯 현실은 다르다. 법이 시민의 상식과 사회적 공정에 어긋날 때가 많아서다. 급발진 사고로 차량 제조사와 소송을 벌이면 급발진 피해자들은 100전 100패다. 피해자가 급발진을 증명해야 한다는 판례는 금강석 같다. 급발진 피해자들은 차량 메이커보다 법을 더 원망한다.
전국의 선생님들이 교권회복을 주장하며 교육을 멈추었던 것도 법의 정의가 일으킨 착오 때문이다. 아동보호법, 학생인권조례는 학생 인권이라는 정의를 지키는 방패였다. 하지만 교사를 학생과 학부모에게 고양이 앞의 쥐로 만들었다. 아동보호법의 정서적 학대 금지 조항은 학생과 학부모들이 교사를 법적으로 희롱할 여의봉이었다. 학생과 학부모에게 편파적인 법의 정의가 교사를 죽이는 불의를 낳았다.
지난주 군포시 한 국밥집의 영업정지 사연에 전국의 자영업자들이 분노했다. 지난해 11월 갓 제대한 군인이라고 속인 미성년자에게 술을 팔았다가 영업정지를 당했다고 한다. 안내문엔 "거짓말을 하고 처벌도 받지 않은 미성년자들"을 향해 "너희 덕분에 5명의 가장이 생계를 잃었다. 나중에 나이 들어서 진짜 어른이 된 후에 너희가 저지를 잘못을 꼭 기억하길 바란다"라고 적어 놓았다.
19세 미만 청소년에게 술과 담배를 판매한 자영업자는 식품위생법과 담배사업법에 의해 영업정지 처분을 받고, 청소년보호법에 의해 2년 이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미성년을 가려야 할 의무는 전적으로 점주에게 있다.
의도적으로 법의 경계를 넘어 점주들을 협박해 금품을 갈취하는 미성년자들이 적지 않다. 미성년자에게 위조 신분증을 만들어 주는 위조범들이 호황이란다. 업주들은 관심법과 위조신분증 검사기로 대응한다. 신분증 검사로 실랑이가 벌어질 때마다 자영업자의 감정노동은 한계에 이른다. 청소년의 의도적 범법이라도 책임은 최종적으로 업주에게 전가된다. 법이 청소년을 보호하는 동안, 청소년 악당들은 자영업자들의 생계를 위협한다.
법이 불의를 방치해 발생하는 비극은 파국적이다. 교사들의 잇단 비극이 그렇다. 이리저리 치이고 뜯기는 자영업자들의 울분도 심상치 않다. 법의 운동장이 기울면 사회가 무너진다.
/윤인수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