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 부족으로 허리띠를 졸라맨 의정부시가 내년 일부 사업비 조달을 위해 지방채 발행을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행정안전부가 이를 승인하면 시는 2017년 채무 제로를 선언한 지 6년 만에 다시 빚을 지게 된다.
12일 시에 따르면 내년도 사업을 위해 300억원 규모 지방채 발행 계획을 세우고 최근 행안부에 승인을 신청했다.
시가 지방채로 사업비를 마련하려는 사업은 도봉산~옥정 광역철도 건설(150억원), 바둑전용경기장 건립(100억원), 고산공공도서관 건립(50억원) 등이다.
도봉산~옥정 광역철도는 지하철 7호선을 서울 도봉산역부터 의정부 장암~탑석을 지나 양주 옥정·고읍지구까지 15.1㎞의 철도를 신설하는 사업이다. 관련법에 따라 사업비 7천141억원 가운데 국·도비가 85%를 차지하고 나머지 15%는 의정부시와 양주시가 거리비례로 나눠 부담하는데, 의정부 구간이 10.8㎞, 양주 구간이 4.3㎞다.
시는 오는 2026년까지 700억원 이상 부담해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당장 내년에 경기도로 보내야 할 150억원 마련이 어려워 빚을 낼 계획을 세웠다.
올 12월 착공 예정인 바둑전용경기장 사업비도 지방채 발행 대상 목록에 올랐다. 시는 사업비 중 상당액을 국도비로 이미 집행해 착공을 더 미루기 어려운 데다 내년 시비를 확보하지 않으면 공사가 중단될 수 있어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고산공공도서관도 이미 쓴 국도비가 있어 연내 착공하지 않으면 수십억원을 반납할 위기에 처해 사정이 비슷하다. 시는 고산공공도서관 건립을 위해 내년 70억원, 내후년 80억원이 더 필요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는데 한 번 공사를 시작하면 안전사고 위험 등이 있어 멈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행안부가 지방채 계획을 모두 승인한다고 하더라도 내년도 예상 상황이 녹록지 않다"면서 "교부금 등의 축소로 예산 규모가 올해 대비 1천억원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신규사업은 커녕 모든 경상경비를 10% 이상 줄여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의정부/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