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이렌'에 나온 선수 응원하러 왔어요."
아직 예선전인데도 모래판 옆 관중석에서는 환호성과 '대포(망원렌즈) 카메라'의 찰칵대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사방으로 모래가 튈 때마다, 그리고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두 여성의 다리가 엉킬 때마다, 기막히게 터지는 탄성은 관람에 재미를 더해줬다.
넷플 사이렌 우승자 김은별 인기
커피차·손에 든 현수막으로 응원
매화·국화·무궁화장사 44명 격돌
여성 장사들의 결투를 보러 전국 각지에서 수원으로 모여든 이들은 모두 2030세대 여성들이다. 최근 가는 곳마다 '여덕(여성 덕후의 줄임말·여성 팬)'을 몰고 다닌다는 여자 씨름의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12일 오전 수원시 장안구 수원체육관에서는 이날 개막한 '위더스제약 2023 추석장사씨름대회'의 여자부(매화급·국화급·무궁화급) 예선 4강 선발전과 여자부 단체전 결승 선발전이 진행됐다.
매화장사(60㎏ 이하) 결정전 17명, 국화장사(70㎏이하) 결정전 16명, 무궁화장사(80㎏ 이하) 결정전 11명. 총 44명의 선수가 4강 진출을 두고 치열한 싸움을 벌였다. 단체전 예선에는 6개 팀(안산시청·영동군청·거제시청·괴산군청·구례군청·화성시청)이 참여했다.

명실상부, 이날 씨름장 분위기 메이커는 김은별(매화급·안산시청)의 팬들이었다. 경기장 앞에 온 '커피차'에서부터 손에 든 현수막까지 다양한 응원법을 엿볼 수 있었다. 특히 이들은 김은별에게 환호하는 것을 넘어 안산시청 소속 선수를 비롯한 다른 지역 선수들도 목청껏 응원했다.
경기를 보러 휴가를 내고 충북 충주에서 왔다는 권수미(33)·권수민(30)씨 자매는 "사이렌을 보고 씨름에도 관심이 생기고 김은별 선수 팬이 됐다"며 "여자부 경기를 모두 다 보고 갈 계획"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여자 씨름에 매료된 여성 팬이 급증한 데는 이처럼 넷플릭스 '사이렌: 불의섬'이 톡톡히 한몫했다.
커다란 렌즈와 카메라를 들고 김은별을 촬영하던 박모(26)씨는 "씨름은 매력 포인트가 많은 스포츠다. 1분 안에 경기가 끝나는데 긴장감이랑 역동감이 굉장히 크다"며 "직접 와서 관람하면 모래가 휙 날리는 장면도 바로 앞에서 볼 수 있고, 사진도 찍을 수 있어 재밌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매화급 예선 4강 선발전에서 김은별은 무난하게 4강에 진출했다. 이나영과 최다혜(이상 거제시청)를 각각 2-0, 2-1로 제압했다. 이외에도 여자부 4강전에는 매화급 이연우(화성시청)·양윤서(영동군청)·오채원(용인대), 국화급 강지현(괴산군청)·박민지(영동군청)·김주연(화성시청)·이재하(안산시청), 무궁화급 이다현(거제시청)·김다영·임정수(이상 괴산군청)·이유나(안산시청)가 올라 장사 타이틀을 놓고 겨룬다. 단체전 결승에서는 거제시청과 구례군청의 대결이 펼쳐질 예정이다. 경기는 13일 오후 1시 50분부터 시작한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