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가 이슈부터 살펴보면 지난 해 폭등한 물가 상승분이 신축 분양가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분위기다. 분양가는 땅값과 건축비 그리고 기타 비용(가산비) 등으로 구성된다. 문제는 서울 등 도심 땅값은 지속 상승 중이고 자잿값과 인건비, 물류비, 금융비용, 공사기간 등이 모두 크게 늘거나 올랐다는 점이다. 공공과 달리 민간은 원가에 적정 마진을 붙여 혹시 모를 리스크에 대한 대비도 같이해야 한다. 문제는 기업과 달리 소비자 인식에 있어 상호 충돌하는 지점이다. 예를 들어 소비자들은 새집에 대한 기대감이 충만하다. 우수한 입지는 물론이고 좋은 자재와 좋은 조경, 좋은 커뮤니티 시설, 좋은 입주민 서비스 등을 원하지만 이 모든 요소들은 결국 돈의 문제로 귀결된다. 즉 소비자들은 모든 비용에 대한 총합인 분양가에 대해서는 싸게 받을수록 좋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지만, 좋은 자재와 상대적으로 낮은 분양가 추구는 서로 양립하기 어려운 구조다. 종국에는 갈림길에서 품질과 가격 사이에서 둘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
새집 좋은 자재-싼 분양가 양립 불가
복잡다변 시장 단방향 관점 주의해야
주택 공급 확대책 시간차 고려 안해
임대차 시장 이슈도 한번 살펴보자. 2020년 7월말 임대차3법(3법 중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 시행 이후 급등세를 탄 전세가격이 2021년 하반기 최고점에 달한 바 있다. 이에 2년 뒤인 올해부터 전세계약 만기가 속속 도래하면서 역전세 이슈는 물론 전세사기가 사회문제로 터지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전셋값 조정 이슈가 장기간 지속되기 위해서는 한 가지 전제 조건이 필요해졌다는 점이다. 즉 임대차 전체 계약의 절반 수준까지 올라온 월세가격이 구조적으로 빠져야 전세가격도 지속 조정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따라서 지금의 전세계약 문제점들은 임대차3법 시행 과정에서의 진통 과정으로 이해해 볼 수 있으며, 다소간의 시차를 두고 월세가격의 급등에 따른 전세가격 안정(혹은 상승)이 예정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므로 임대차 시장에서 1대1의 비중으로 변한 월세가격이 빠지지 않는다면 전세가격이 장기간 하락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심지어 전세계약이 월세계약으로 변하는 속도가 빠르면 빠를수록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도 비례하며 늘어난다.
규제완화·가격인상 등 이슈들 존재
균형점 마련 조율 정부의 역할 중요
최근 정부가 새로운 공급대책을 계획하고 있다. 현 정부는 2022년 5월 집권 이후 발빠르게 270만호 공급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시장 정상화(규제 완화) 시동과 동시에 충분한 공급량으로 시장을 안정화하겠다는 청사진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270만호 공급계획을 발표하고 1년여 만에 다시 대책을 내놓는다는 의미는 정책 어딘가에서 엇박자가 나고 있다는 의미다. 가장 최근의 주택 통계를 보면 인허가, 착공 등의 공급에 대한 선행지표가 전년 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급감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발생한 이유는 정부가 실질 공급이 아닌 인허가 계획을 발표하면서 임기 내에 모두 공급할 수 있는 물량으로 과대 포장했기 때문이다. 인허가-착공-분양-준공으로 이어지는 5년 이상(경우에 따라서는 6~7년) 시간차에 대한 고려 없이 많아 보이는 것에 치중했다는 의미다. 게다가 중장기 공급대책에는 반드시 단기적인 규제 완화 정책이 따라오며 이에 더해 분양가 현실화 이슈들도 같이 딸려온다는 점을 간과하면 안 된다. 더구나 공급 확대는 민간의 시공 능력이 필수적이어서, 적절한 수익 보장 없이 적극적 참여를 유도하기는 더더욱 어렵다. 이처럼 시장에는 일정한 시차를 두고 다발적으로 터지는 다수의 이율배반 이슈들이 존재하는 만큼 공급 확대 대책을 발표하더라도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규제 완화와 가격 인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균형점을 마련하는 것이 조율자로서의 정부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