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는 지난 8월 지면을 평가하는 독자위원회를 비대면으로 진행했다. 김준혁(한신대학교 교수) 위원장, 황의갑(경기대학교 교수), 문점애(화성금곡초등학교 교장), 유혜련(법무법인 정직 변호사), 조용준(수원시정연구원 연구위원), 김명하(안산대학교 교수) 위원이 참여했다.
'정신질환자 잇단 중대범죄' 시의적절
'경기도 은행 필요' 심층분석 높은 평가
'수원행궁 일본어 간판' 대안제시 등 아쉬워
위원들은 경기도 청년정책과 연령 기준 등을 다룬 기획 <당신도 청년인가요>(8월1~3일자 1·3면 보도)에 대해 호평했다. 김준혁 위원장은 "청년정책이 주로 20대 일자리 정책만을 생산하고, 30대와 40대 초반 청년들에 대한 정책이 거의 없는 현실을 날카롭게 분석했다"면서 "독일과 일본의 청년정책 사례를 제시하며 청년정책의 다양성에 대한 대안도 제시한 바, 향후 더 다양한 우수 사례들을 발굴하여 경기도형 청년정책 마련에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조용준 위원은 "지자체별로 기준이 다른 '청년 나이'에 관해서 독자들의 궁금증과 관심을 잘 유도했다"며 "지자체마다 청년 기준이 다른 이유를 기사화하면서 현황, 정보 등을 상세하게 전달했다"고 평했다.
'분당 묻지마 흉기난동' 사건을 비롯해 최근 빈발한 흉악범죄를 다룬 보도에 대해서도 긍정 평가가 이어졌다. 황의갑 의원은 "흉악범죄로 사회적인 우려가 깊은 상황에서 사건 초기부터 시민들이 알아야 할 내용을 중심으로 1면과 3면 등 여러 면에 걸쳐 보도를 했다"면서 "경찰의 강력한 대처 내용을 신속히 전달하고, 유사 범죄에 대한 경종을 울린 점이 의미 있다고 생각된다"고 했다.
유혜련 위원은 <[뉴스분석] '치료 중단' 정신질환자 잇단 중대범죄>(8월7일자 1면 보도)와 <백화점 등 시설 테러 대비 '전문경비원 자격제' 도입 목소리 커져>(8월14일자 3면 보도) 등 관련 후속 보도들을 언급하며 "연일 발생하는 강력범죄와 관련해 정신질환을 앓는 범죄자들에 대한 사법입원과 같은 대응법이나, 다중밀집시설 내 보안 문제점을 지적하며 전문 경비원 자격제를 알게 되는 등 시의적절한 문제 지적이 이어져 의미 있었다"고 했다.
교권 보호 논란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이 오고 갔다. 김명하 위원은 <교사 보호대책이란게… 행정직원이 민원 처리하라?>(8월16일자 7면 보도)에 대해 "최근 화두에 오른 악성민원 해결에 대해 근본 대책이 아닌, 접수 창구를 교사에서 행정직원으로 변경하는 돌려막기식 대응을 드러냈다"면서 "어느 때보다 책임기관의 결단과 대응 능력이 중요할 때고, 이런 때일수록 명확한 분석과 기획이 필요하기에 더 많은 현장 기사가 보도되길 바란다"고 했다.
같은 관점에서 문점애 위원은 <수업 방해 학생 '타임아웃'… 단계별 분리 2학기부터 시범교육>(8월21일자 15면 보도) 등 잇따른 교권보호 대책 발표안을 다룬 기사들에 대해 "각 학교 현장은 현재 발표되는 대책을 뒷받침할 공간이나 재원이 확보되지 못한 상황인데, 발표한 내용대로만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이 대책을 분석해보고 실제로 현장에서 실현 가능한지도 조사해 보고 기사화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짚었다.
이 밖에도 여러 평가가 이어졌다. 김준혁 위원장은 경기은행 기획 <경기도에 경기도 은행이 필요하다>(8월16~17·21~22일자 1·3면 보도)에 대해 "지역은행 복원에 대한 경기도민의 의지를 잘 표현한 기사다. 금융위기 시절 강제로 사라진 경기은행이 당시 안정성이 높았음에도 폐행시킨 것은 문제가 있었다"면서 "관련 내용을 심층 분석하고 정리한 것은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고 했다.
황의갑 위원은 <정전 70주년, 문화로 기억하다>(7월31일자 11면, 8월3·7일자 15·11면 보도)에 대해 "냉전과 재건 시기 경기도의 옛 모습을 보고 오늘을 생각해보는 계기를 주는, 감상이 깊은 기사"라며 "문화적인 관점에서 정전의 역사를 바라봤다는 점에서 어려웠던 시기를 감성적으로 반추해 보며 자연스레 오늘을 생각해보게 되는 접근이 좋았다"고 평했다.
다만 아쉬운 목소리도 있었다. 조용준 위원은 <세계문화유산 '수원 행궁', '일본어간판' 외국인 맞이>(8월16일자 1면 보도)에 대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화성 상권에서 일본어 간판을 쓰고 있는 현상을 비춰 문제의식을 상기한 것은 매우 긍정적 취재로 판단하나, 일식당과 좁은 공간의 상관관계를 개인적 주관으로 접근한 것을 비롯해 원인분석과 대안 제시에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김명하 위원은 교사들의 극단적 선택이 연이어 발생하는 상황에 대해 "극단적 선택을 다룬 보도 중 어디에도 해당 학급 내 상황이나, 학생들의 상태를 조명한 기사는 없었다"며 "학교 현장에서 교사가 사망하는 일이 발생하고 언론에도 무차별적으로 노출되고 있는데, 악성민원자로 밝혀진 학부모 자녀나 같은 학급 아동들은 어떤 상태인지, 교사와 학교는 그 아이들을 어떻게 보호하고 있는지 관심 가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리/김산기자 mountai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