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박물관 가자1
어린이를 위한 박물관 가이드 '인천 박물관 가자 ①검단선사박물관'(다인아트 刊)을 쓴 김미경(왼쪽)·박혜경 문화관광해설사. 2023.9.14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인천에서 활동하는 3명의 문화관광해설사가 어린이들이 어려워하는 박물관을 쉽게 알려주겠다며 인천 박물관을 소개하는 책을 펴냈다. 가이드북 '인천 박물관 가자'로 시리즈의 첫번째 순서는 인천 서구에 있는 '검단선사박물관'이다.

책을 펴낸 3명의 해설사 가운데 김미경(54), 박혜정(56) 문화관광해설사를 최근 만나 책을 펴내게 된 이야기를 들었다. 자리하지 못한 서선경(58) 해설사는 전화로 이야기를 나눴다.

검단선사박물관 운영 주체는 인천시다. 어찌 보면 개인이 아닌 공공 영역에서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왜 이들은 출판비용까지 부담해가며 직접 책을 만들었을까.

"검단선사박물관 개관부터 해설사로 활동했는데, 아쉬운 부분이 많이 보였어요. 어린이를 위한 활동지는 비치돼 있는데, 그것조차 눈높이에 맞지 않는 설명이 많았죠. 우리가 직접 해보면 어떨까 생각했죠."(김미경)

또 서울이나 경기도에는 해당 지역 박물관을 소개하는 책이 많이 나와 있고 구하기도 쉬운 반면에 상대적으로 인천의 지역 박물관을 다룬 책은 거의 없다는 점도 직접 책을 만들기로 결심한 이유 가운데 하나다.

김미경 "개관부터 활동 아쉬움 많아"
박혜정 "현장선 깊이있는 내용 안해"
서선경 "보석같은 박물관 정리하고파"

해설사 일은 주로 말을 통해 정보를 전달하는데, 글로 설명하는 것과는 차이가 컸다.

"말로 설명하는 것과 글로 알려주는 것은 전혀 다르더군요. 아무래도 현장에서 해설할 때는 너무 깊이 있는 설명까지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어요. 하지만 글로 쓰려니 달랐어요. 더 많은 내용을, 그것도 과연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학계에서 검증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어떤 내용인지, 연대가 맞는지 일일이 확인하면서 진행해야 했죠. "(박혜정)

머릿속에 있는 역사적 지식이 연구가 새롭게 진행되며 바뀐 것도 많았다. 사진 자료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저작권 문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등등 정말 뭐 하나 쉬운 게 없었다. 포토숍 등 이런저런 디자인 프로그램을 배웠다. 출판 프로세스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다 보니 불필요한 고생을 하기도 했다.

나름대로 고민하며 이렇게 저렇게 디자인과 내용을 바꿔가며 거의 20개 버전의 책을 디자인했는데, 결국 그럴 필요가 없었다는 걸 출판사를 만나고서야 알 수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책으로 나오니 주변 분들의 반응이 생각보다 좋아 놀랐다고 했다. 무엇보다 본인들이 뿌듯했다.

셋 모두 해설사로 활동한 경력이 20년이 넘는데, 박물관을 찾는 아이들과 나이 차가 점점 커지다 보니 더는 극복하기 힘들겠다는 생각도 든다고 한다. 책을 펴낸 이유 가운데 하나이다.

"계속 해설사로 활동하기보다는 물러설 때를 알아야 한다는 생각도 듭니다. 인천의 보석과 같은 박물관을 정리하는 책으로 해설사 인생을 마무리하고 싶어요."(서선경)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