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래포구 축제
소래포구 축제 기간인 16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소래포구가 방문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2023.09.16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천 소래포구 어시장의 회생 여부가 달렸던 '제23회 소래포구 축제'가 여러 가지 우려 속 성공적으로 열렸다. 그간 비판의 대상이 됐던 '바가지 가격' 등도 자정 노력을 통해 한층 개선됐다는 반응이다.

그동안 소래포구 어시장은 올해 5월 '다리 없는 꽃게 사건'을 계기로 바가지 논란이 재점화되고,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이슈로 수산물 구매에 대한 시민 불안감이 높아지는 등 위기를 겪었다. 이에 따라 이번 소래포구 축제는 인천 남동구와 상인들에게 어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기 위한 시험대로 여겨졌다(8월30일자 6면 보도=소래포구 '바가지 어시장' 오명, 9월 축제로 씻어낼까).

우려와 달리 지난 15일 개막한 소래포구 축제에는 많은 방문객들이 몰렸다. 궂은 날씨였지만 개막식을 위해 마련한 1천200석 규모의 행사장 좌석은 모두 찼고, 물고기 조명 통로는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시민들에게 인기였다. 무엇보다도 '먹거리 존'에서는 인천 남동구가 약속한 '착한 가격 캠페인(1만원 이하)'이 지켜지며 호응을 얻었다.

 

소래포구 축제
소래포구 축제 기간인 16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소래포구가 방문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2023.09.16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이날 경기도 성남에서 왔다는 이성주(29)씨는 "그동안 언론에서 이슈가 된 지방 축제들을 보면 너무 비싼 가격과 불친절 등으로 부정적인 이미지가 컸는데, 오늘은 튀김 등 음식을 구매하면서 (기분이) 불쾌하거나 (가격이) 비싸다고 느껴지지 않았다"며 "이러한 노력이 한 번에 그치지 않고 계속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리 없는 꽃게'·日오염수로 위기
남동구 '착한 가격 캠페인' 큰 호응
원산지 표시·방사능 미검출 등 주효
비가 계속해서 내린 행사 이틀째인 16일에도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특히 수산물 구매가 위축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어시장은 새우와 꽃게, 광어, 도다리 등 각종 수산물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로 붐볐다. 이번 축제를 앞두고 실시한 가격 정찰제와 원산지 표시, 방사능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검사 결과 등이 도움이 됐다.

가족들과 어시장을 찾은 오유화(57·인천 서구)씨는 "다 함께 랍스터를 먹었는데 가격이 합리적이면서 (상인들은) 친절했고, 추가로 수산물을 살 때도 바가지가 전혀 없다고 느꼈다"며 "무료 주차장과 소래아트홀에서 출발하는 셔틀버스 덕분에 어시장에 편하게 왔고, 소래포구가 바뀌려고 노력한 부분이 확실히 느껴져 만족한다"고 말했다.

 

소래포구 축제
소래포구 축제 기간인 16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소래포구가 방문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2023.09.16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이 외에 행사장 주변에 마련된 꽃게 낚시, 대하 맨손 잡기, 떡 만들기 등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즐길 수 있는 각종 체험 프로그램도 인기였다.

인천한빛초 2학년 최서현 양과 3학년 이소윤 양은 "축제장에 와서 페이스 페인팅도 하고 직접 그림을 그려 팔찌와 부채도 만드는 등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는 곳들이 많아 재밌었다"고 즐거워했다.

남동구는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총 45만명이 소래포구 축제를 찾은 것으로 추산했다.

한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한 중장기 대책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수산물 안전 강화를 위한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경훈 소래포구전통어시장 육성사업단장은 "오염수 문제는 최근 젊은 주부층 등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 상당히 예민하게 작용하고 있어 상인들도 불안한 마음"이라며 "앞으로 형식적인 방사능 검사에 그치지 않고 '소래포구'라는 이름을 쓰는 모든 어시장이 공동대책기구를 만들어 토론회 개최나 믿을 만한 수산물을 확보하려는 노력 등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3면(수산물 소비 촉진 환급행사… 방사능 검사 어종 2배 늘려)

 

소래포구 축제
소래포구축제 기간인 지난 16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소래포구가 방문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2023.9.16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