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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너 처리 장치장 부족으로 인해 인천항이 아닌 부산항으로 옮겨지는 한국지엠 인천 부평공장 차량들 문제로 인해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사진은 부평공장 전경. /경인일보DB

한국지엠 인천 부평공장이 생산하는 차량 수천대가 가까운 인천항을 두고 400㎞나 떨어진 부산항까지 옮겨져 수출 선박에 실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컨테이너를 처리할 수 있는 인천항 장치장 부족이 가장 큰 원인으로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인천 항만업계에 따르면 인천 부평공장에서 생산한 트레일블레이저 차량 중 매월 1천~2천대가 부산항을 통해 수출되고 있다. 내년에도 연간 2만대 안팎의 차량이 부산항을 통해 수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월 1천대 이상의 트레일블레이저 차량은 카캐리어(자동차 운반 차량)에 실려 부산항까지 400㎞를 이동하고 있다.

자동차 수출은 통상 자동차 운반선을 통해 이뤄지는데, 지난해부터 세계적으로 자동차 운반선 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있어 완성차 업체들은 차량을 컨테이너에 실은 뒤 수출하고 있다. 컨테이너 운임이 낮아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지엠은 40피트 컨테이너 1개에 3대의 차량을 실어 미국 등으로 수출하고 있다. 컨테이너를 통한 수출은 전체의 20~30%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매월 1천~2천대 옮겨져 선박행
컨테이너 작업할 장치장 부족탓
'중고차 야적장 전환 활용' 제안


인천항은 컨테이너 수출 작업을 진행할 수 있는 장치장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한국지엠 부평공장은 인천항에서 소화할 수 없는 수출 차량 일부를 부산항으로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컨테이너를 통한 신차 수출 작업은 인천 신항 컨테이너 부두 임시 활용 부지에서 대부분 진행된다. 이 부지는 5개 구역으로 나뉘어 있는데, 신차 야적이 가능한 구역과 중고차만 둘 수 있는 구역으로 구분돼 있다. 2만5천㎡ 규모 작업장에서는 공(空) 컨테이너 장치, 신차 장치, 신차 수출을 위한 적입 작업 등이 이뤄지고 있다.

바로 옆에는 1만7천㎡ 규모의 수출 중고차 전용 야적장이 있다. 인천 항만업계는 중고차 전용 야적장을 신차 장치장으로 전환할 경우 월 최대 1천대의 물량을 추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자동차 운반선이 부족해 컨테이너로 수출을 진행하고 있는데, 일부 물량은 부산항을 이용하고 있다"며 "인천항에서 수출하는 것이 물류비용 절감 등의 측면에서 좋지만, 인천항에서 모두 수출할 여건이 되지 않아 부득이하게 부산항으로 차량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인천항 여건이 개선된다면 인천항을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구체적 내용(장치장 부족)은 확인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화주인 한국지엠으로부터 관련 요청이 들어온다면 논의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