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인슈타인은 "세상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세금"이라고 불평했다. 기준도 표준도 없는 비과학적 세금에 진저리치는 천재 물리학자라니 재미있다. 미국 소설가 허먼 오크는 소득세 신고서를 "가장 상상력이 풍부한 소설"이라고 비합리적인 세금을 비꼬았다. 그래도 세금을 내야 한다. 세금이 없으면 나라가 멈춘다.
민심이 세금에 민감한 이유는 삶을 갈아 넣은 혈세(血稅)라서다. 혈세를 낭비하고 훔친다? 피가 거꾸로 솟는다. 새만금 세계 잼버리는 1천170억원의 예산을 쓰고도 잼버리 100년 역사상 최악의 대회로 전락했다. 야영지엔 물이 찰랑대고, 폭염에 기진한 참가자들은 화장실로 대피했다. 공무원들은 예산으로 99번이나 해외출장(?)을 즐겼지만, 국무총리는 화장실을 청소했다. 국가는 돈 쓰고 개망신 당했고, 국민은 분노했다.
고추 건조용이라 조롱받던 무안공항도 있고, 여객 없는 지방공항이 즐비하건만 부산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특별법으로 확정했다. 12조~28조원 짜리 세금 사업이 타당성 조사도 생략하고 전국의 반대여론도 무시한 채 결정됐다. 거제시는 짝퉁 거북선 철거로 여론의 지탄을 받았다. 고작 16억원 짜리다. 애교에 가깝다.
경기도 광주시가 세금 150억원(경기도 특별조정교부금 100억원, 시비 50억원)으로 추진 중인 '허브섬' 조성사업이 위기인 모양이다. 허브섬 사업지인 팔당물안개공원 귀여섬의 토질이 허브와 안맞았다. 2020년 심은 허브 80% 이상이 고사했단다. 2019년 '경기First 정책공모사업'에서 '경기 팔당 허브섬 휴(休)로드'로 대상을 차지해 100억원을 받아 시작된 사업이다. 경기First 정책공모사업은 수백억원의 도 예산을 정책 오디션을 통과한 시, 군에 나눠주는 사업이다.
명색이 오디션인데 참가자인 광주시와 심사자인 경기도가 허브 식재가 가능한 땅인지조차 검증하지 않았다. 가요 오디션이 노래 경쟁 없이 외모나 프로필만 보고 우승자를 결정한 셈이다. 허브 없는 허브섬에 150억원? 선정된 다른 사업들은 안녕한지 궁금하다.
정부는 국책 연구예산까지 줄이며 긴축 재정을 공언했지만, 세수 부족을 걱정한다. 정부와 지방정부에서 줄줄 새는 세금만 막아도 걱정을 덜 수 있을 테다. "예산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국가에 도둑놈들이 너무 많다"던 허경영이 달리 보인다.
/윤인수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