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잘 자지 못하거나, 무리할 경우 등이 아픈 경우가 있다. 보통 허리디스크인 줄 알고 치료받지만, 물리치료 후에도 호전이 없으면 다른 검사도 고려해야 한다.
지난 8월 초 50대 후반 여자분이 외래 진료를 받았다. 두 달 전부터 등이 아파 물리치료를 받았으나 호전이 없었고 수술을 권유받았지만 다른 원인을 찾기 위해 본원 소화기내과에 방문했다.
이런 경우 환자에게 명치 통증이 있는지, 자세 변화에 따라 통증이 변하는지 물어보게 된다. '췌장'에 문제가 있는 경우 명치가 같이 아프기도 하고 음식을 먹거나 똑바로 눕게 되면 등의 통증이 더욱 심해진다.
췌장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검사를 진행했다. 복부 CT에서 약 6㎝ 크기의 병변이 관찰됐다. 빠른 입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돼 환자에게 조심스럽게 나쁜 소식을 전할 수밖에 없다.
환자는 다음 날 입원을 해 검사를 진행했다. MR검사에서는 암이 담관을 침범하였고, 암은 3기이며, 혈관 침범이 심해 수술을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췌장암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암으로 예후가 좋지 않지만, 환자의 전신 상태가 나쁘지 않아 항암치료를 위해 혈액종양내과 전문의에게 의뢰를 했다.
바로 앞 후복막에 자리해 조기발견 어렵고
암 진행 빨라 의심된다면 즉시 병원 방문을
췌장암은 증상이 발생한 지 두달 만에 진단하더라도 진행이 빠르다. 췌장암이 진단된 사람 중에 3기 이상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80% 이상이다.
췌장암의 조기 발견이 어려운 이유는 췌장은 등의 바로 앞인 후복막에 자리 잡고 있어, 증상이 발생한 경우에는 이미 암이 커져 있을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췌장암의 증상을 잘 알고, 의심되었을 때 빨리 병원에 와서 검사해야 한다.
다음 여섯 가지 증상을 기억하고 증상이 생겼을 때 소화기내과 의사에게 방문하길 바란다. 또 등이 아플 때, 허리디스크만 생각하지 말고 췌장에 대한 검사도 고려하시길 바란다.
■ 췌장암의 증상 6가지
1 명치가 아프면서 등 뒤쪽으로 뻗치는 통증 또는 똑바로 누우면 심해지는 등 통증
2 눈과 피부가 노래지는 황달
3 당뇨가 40대 이후에 갑자기 생기거나, 당뇨가 있는 사람이 당뇨가 갑자기 조절 안 될 때
4 6개월에서 1년 사이에 본인의 체중이 5~10% 이상 감소할 때
5 대변이 둥둥 뜨는 지방 변이 생길 때
6 소화불량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식욕이 계속 없을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