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한 빌라에서 60대 아버지와 그의 딸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인천남동경찰서는 지난 17일 오전 9시45분께 인천 남동구 한 빌라에서 60대 남성 A씨와 그의 딸 B(5)양이 숨진 채 발견됐다고 19일 밝혔다.

경찰은 "A씨로부터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는 가족들의 신고를 접수하고 현장에 출동해 숨진 부녀를 발견했다.

A씨는 몇 년 전 필리핀 국적 C씨를 만나 B양을 낳았고, 지난해 3월 C씨가 한국으로 들어오면서 함께 살았다. 하지만 가정폭력 문제로 지난 6월 별거를 시작하면서 주말에는 A씨가, 평일에는 C씨가 B양을 돌봤다.

별거 후 C씨는 인천논현경찰서에 A씨를 고소했다. 경찰은 A씨가 C씨에게 물건을 던지거나 신체를 때리는 등 폭력을 가한 정황을 확인했고, A씨에게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지난 7월 '가정보호사건'으로 법원에 송치했다.

경찰이 현장을 확인했을 당시 A씨가 극단적 선택에 쓴 것으로 추정되는 물품이 나왔지만, B양에게는 특별한 외상이 없었다. 경찰이 정확한 사망 원인을 확인하고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한 결과, B양이 "코와 입이 폐쇄돼 질식사했다"는 소견을 전달 받았다.

경찰은 A씨가 B양을 숨지게 한 뒤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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