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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물의 귀환이냐. 올드보이의 복귀냐?'

22대 총선이 20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총선의 키워드로 '거물의 귀환'이 떠오르고 있다.

여·야 일각에서는 현역 중진 용퇴론이 불고 있는 반면, 격전지일수록 인지도가 높은 후보들이 귀한 대접을 받으며 현실 정치에서 한발 물러서 있던 거물급 후보들이 다시 출마 채비를 하고 있는 것.

인물론과 위기론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는 경기도가 이들의 귀환 또는 복귀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안양지역에선 6선의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석현 전 의원과 국민의힘 소속 5선의 심재철 의원의 복귀가 예상된다. 두 의원 모두 국회부의장을 지냈는데, 22대 총선을 통해 다시 국회에 입성할 경우 국회의장 도전도 노려볼 만한 거물들이다. 각각 안양갑과 안양동안을이 예전 지역구인데, 해당 지역에서 소소한 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마를 기정 사실화한 후보도 있다. 17·18대 의원을 지내고 21대 총선에서는 불출마를 선언했던 문학진 전 의원은 경기 광주을에서 출마를 결심하고 지역구를 누비고 있다. 문 전 의원의 경우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경기평택항만공사 사장을 역임하고 이재명 대표의 대선캠프에서도 주요 역할을 맡은 바 있는데, 내년 총선을 통해 다시 정치 복귀를 선언한 셈이다. 문 전 의원은 경인일보와의 통화에서 "답답한 정치상황을 바꾸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고 했다.

안양서 이석현·심재철 출마설 솔솔
문학진, 광주을에 출사표 '잰걸음'
정병국 등판 관심… 남경필 거론도


여권 내에서는 5선의 정병국(여주 양평) 전 의원의 출마 여부가 관심사다. 한국문화예술위원장직을 맡고 있는데, 무게감이 있는 만큼 옛 지역구가 아닌 경쟁이 치열한 수도권 타 지역 출마도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포천 출신으로 지난 총선에서 불출마를 선언했던 3선의 김영우 의원에 대한 전망도 정 전 의원과 유사하다.

극심한 후보 난을 겪는 지역에선 은퇴한 정치인을 복귀시켜 출마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지난 총선, 경기도 정치 1번지 수원에서 5석 모두 민주당에 대패한 국민의힘의 경우 현재 수원지역 5개 당협위원장 모두 무(無)선의 원외 위원장이다.

이 때문에 정치 은퇴를 선언한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의 복귀가 필요하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수원 팔달에서 5선을 지낸 남 전 지사는 도지사 재선 실패 이후 정계 은퇴를 선언한 바 있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수원 5개 선거구는 개별 선거가 아니라 서로 밀고 끌어줘야 하는 관계인데, 아예 중심축이 없다"며 "남 전 지사는 아직 젊다. 그리고 수원에서만은 불패 신화를 가지고 있다. 총선 승리를 위해 당에서 그에게 (출마를)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거물들의 귀환을 바라보는 유권자의 시선은 엇갈린다. 경륜과 정치력 등을 고려할 때 "환영할 일이다"라는 평이 있는 반면, 새로움이나 혁신과는 거리가 있어 '올드보이'의 위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태성·고건기자 mr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