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 거주하는 직장인 A(31)씨는 추석을 앞두고 근심이 커졌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난 후 맞은 첫 추석인 만큼 부모님과 함께 명절을 보내기 위해 자차로 고향에 갈 예정인데, 천정부지로 치솟는 기름값이 부담이어서다.
A씨는 "기름값이 하루가 멀다 하고 오른다. 이 속도라면 추석 무렵엔 휘발유 가격이 ℓ당 1천800원 중반이 될 것 같다"며 "기름값이 벌써부터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국제유가가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경기도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도 ℓ당 1천800원을 목전에 둘 정도로 올랐다. 여름철 집중호우·폭염 여파로 과일 가격이 크게 올라 추석을 앞둔 서민들의 시름이 깊은 가운데 기름값까지 상승해 귀성객들의 부담을 키울 전망이다.
경기도 주유소 휘발윳값 ℓ당 1785.79원… 전국 평균보다 6.04원 비싸
경유도 10일만에 1600원대… 국제 유가 상승에 오름세 계속 이어질듯
20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도내 휘발유 ℓ당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3.47원 오른 1천785.79원으로 집계됐다. 전국 평균 가격 1천779.75원보다 6.04원 비싼 가격이다. → 그래프 참조
최근 3개월간 경기도 휘발유 평균 가격을 살펴보면 지난 7월 5일(1천568.92원) 이후 우상향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이달 들어서도 상승세는 이어져 지난 1일 ℓ당 1천753.59원에서 20일 1천785.79원으로 28.73원 올랐다.
경유 가격도 상승세다. 지난 7월 2일 ℓ당 1천376.43원이던 경유 가격은 같은 달 19일 1천402.91원을 기록하며 1천400원대에 진입했다. 8월 5일엔 1천512.16원으로 처음 1천500원대를 넘겼다. 이후 같은 달 15일엔 1천606.31원으로 10일만에 1천600원대에 진입했고 오름세를 이어가다 한달 새 1천700원 목전까지 올랐다. 이날 기준 경기도내 주유소들의 ℓ당 경유 평균 판매 가격은 전날 대비 3.88원 오른 1천685.87원이다.
유종간 가격 격차도 빠르게 줄어드는 양상이다. 한때 200원까지 차이가 나던 휘발유와 경유의 가격차는 99.92원으로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휘발유 상승세 못지 않게 경유 가격이 뛰고 있는 셈이다.
기름값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달 초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산유국의 감산 연장 발표 이후, 원유 공급 차질 우려에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가까이 치솟아서다. 수입 원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의 배럴당 가격은 지난 19일 95.19달러로 이달 초 대비 5.72달러 올랐다. 국제 유가는 보통 2~3주의 시차를 두고 국내 유가에 반영되는 만큼 경기도 기름값도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