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이 의정부 호원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과 관련해서 교권을 침해한 학부모들을 상대로 경찰에 공식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또 교권침해 사실을 인지하고도 이렇다 할 조처를 하지 않은 관할 교육지원청 담당자 전원에게도 징계절차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21일 경기도교육청(이하 도교육청)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8월10일부터 9월18일까지 4개 부서, 총 13명의 합동대응반을 구성해 감사를 벌였다. 그 결과 3명의 학부모가 고(故) 이영승 교사에 대한 교육활동 침해행위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한 학부모는 자녀가 수업시간 중 페트병을 자르다가 커터칼에 손이 베이자 학교안전공제회로부터 두 차례 치료비를 보상받았음에도 군 복무 중인 교사에게 만남을 요청하고 복직 후에도 학생치료를 이유로 지속적인 연락을 취했다. 이에 교사가 사비를 들여 월 50만원씩 총 8차례 치료비를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다른 학부모들은 2021년부터 교사 사망 당일까지 문자 394건(수발신)을 주고받는가 하면 자녀에게 공개사과를 지속해서 요구하며 교육활동을 침해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학부모들에 의한 이 같은 교권침해가 관할 교육지원청에 보고됐지만, 필요한 후속 조치는 이뤄지지 않은 사실도 확인됐다.
자녀 치료비 요구·문자 폭탄 확인
교육지원청 담당자들도 징계 착수
이에 따라 도교육청은 전날 고(故) 이영승 교사의 교육활동을 침해한 학부모 3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의정부경찰서에 수사 의뢰했다.
이와 함께 징계위원회를 열어 지도·감독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학교관리자, 기타 담당자 전원에게 책임을 묻고 징계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번 합동대응반 조사에서 고(故) 김은지 교사에 대한 교육활동 침해행위의 주체와 유형 등 구체적인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임태희 도교육감은 "학교 현장의 교육활동을 바로잡아야 학교가 바로 설 수 있다"면서 "앞으로도 교권침해가 발생할 경우 선생님이 혼자 감당하지 않도록 교육청이 책임지고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문수 경기북부지방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학부모 중 1명은 숨진 남교사로부터 돈을 송금받기도 했는데, 그것이 강요에 의한 것인지를 살펴볼 것"이라며 "그 외에도 학부모의 악성 민원이 교사의 업무방해로 이어졌는지 등을 철저히 밝히겠다"고 밝혔다.
/이상훈·김도란기자 sh2018@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