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이 공약으로 내세웠던 '인천지역 교육공무직 노동자 처우 개선'을 위한 논의가 중단된 상태다.
21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교육공무직으로 구성된 인천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최근 인천시교육청에 '인천시교육감 소속 근로자 채용 등에 관한 조례'에 '교육공무직 차별 해소를 위해 노력한다'는 조항을 넣어 달라고 요구했다. 인천시교육감 소속 근로자로 분류되는 교육공무직은 조리실무사, 교육복지사, 사서, 초등돌봄전담사 등이다.
교사등과 휴가·상여금 큰 차이
도성훈 공약 불구 논의 중단돼
인천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가 이같이 요구한 이유는 교사·교육행정직과 같은 공간에서 일하고 있지만, 근무 여건이 다르기 때문이다. 지난해 인천지역 학교 급식실에서 일하던 조리실무사 중 폐암 의심자와 확진자가 다수 나왔지만, 교육공무직은 60일의 유급 병가를 소진하면 무급 휴직을 신청해야 한다.
교사와 교육행정직은 유급 병가 외에 최장 2년 유급 휴직도 할 수 있다. 초등스포츠강사 등 일부 직군은 무기계약직 전환이 늦어지고 있으며, 명절휴가비나 상여금도 교사·교육행정직과 100만원 이상 차이 난다.
교육공무직과 관련된 법률 조항이 없어 이들의 처우를 개선하려면 각 시도교육청이 조례를 개정해야 한다. 교육공무직이 조례에 처우 개선을 위한 내용을 넣어달라고 요구한 이유다.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교육감 소속 근로자 고용 안정과 처우 개선에 힘쓰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하지만 인천시교육청은 관련 조항 신설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조항 문구가 불명확하다는 이유에서다. 인천시교육청은 노동 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세부 이행 계획을 마련한 뒤, 조례 개정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일부 시도교육청은 구체적 사업 계획 없이 관련 조례를 개정했다. 경기도의회는 올 3월 '교육감이 복무 관리기준에 공무원과 교육공무직 간 차별적 처우를 해소함으로써 상대적 박탈감과 갈등 유발 요인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조례안을 가결했다. 울산시교육청, 전북도교육청 등도 관련 조례에 이러한 내용을 담았다.
비정규직연대, 조항 추가 요구
시교육청 "법률검토 시간 필요"
인천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관계자는 "차별 해소를 위해 노력한다는 의미가 너무 포괄적이라 더 검토가 필요하다는 인천시교육청의 답변을 마지막으로 협의가 중단된 상태"라며 "지난해 정책협약서에 직무 연수, 복무, 인사 관리사항에서 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조례 개정을 추진한다고 명시돼 있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인천시교육청 노사협력과 관계자는 "조례 조항에 대해 해석이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 많아 법률적 검토 등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빨리 조례를 개정해야 한다는 생각이지만, 일방적으로 할 수 없는 부분인 만큼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