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예능 프로그램 중 화제성을 독차지한 건 '연애' 프로그램이다. 올해에만 지상파 케이블 채널과 OTT 등을 통해 공개된 연애 예능 프로그램은 25개에 이를 만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이들 연애 예능 프로그램이 주목을 받는 건 '일반인'의 연애를 다룬 리얼리티 덕이다. 코로나19, 온라인 소통 등의 여파로 현실연애를 주춤하는 청년들에게 남의 연애를 지켜봄으로써 대리만족을 준다는 게 인기의 이유다. 최근 한국리서치가 미혼남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도 '결혼이 필수적'이라는 응답과 '선택'이라는 응답이 각각 46%로 나와 '만남'에 대한 청춘들의 관심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성남 등 지자체에서도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미혼남녀를 대상으로 한 소개팅 주선에 나서는 등 청년의 연애는 시대의 화두가 됐다.
이런 분위기 속에 수원에서 가장 '힙'한 동네로 불리는 행궁동에서 '소개팅'을 주선하는 카페가 등장해 화제다.
신청 접수를 시작한 지 5일 만에 34명이 신청을 했을 만큼 젊은 층의 관심을 끌고 있다. 소개팅 카페를 운영하는 이현직 대표도 "이 정도로 많이 신청할 줄은 몰랐다. 10명도 안 할 줄 알고 걱정했는데, 접수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30명이 넘는 사람들이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청년들이 좋아하는 장소에서 자연스럽게 청춘 남녀의 만남을 주선해주고 싶어 시작한 프로젝트지만, 걱정도 많았다. 이 대표는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남성들만 너무 많이 신청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실제로 신청을 받아보니 여성 신청자가 훨씬 많아서 놀랐다"고 말했다. 신청자 대부분 연령대도 20대 초반에서 30대 중반까지 골고루 분포됐다고 덧붙였다.
처음 해보는 프로젝트지만, 좋은 만남을 주선하기 위해 꼼꼼하게 신청을 받았다. 결혼정보회사와 비슷하게 키와 나이, 사는 지역 등을 신청서에 기재하게 했고 서로 소개팅하는 만남 당일에는 연락처를 주고 받을 수 없게 했다. 또 입장과 퇴장의 시간도 간격을 두었다. 이 대표는 "최근 데이트폭력이나 스토킹 같은 범죄들이 많아서 서로에게 정보를 꼼꼼하게 알려야 범죄를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별도 장치로 마련했다"고 의도를 설명했다.
그는 "요즘 친구들은 단순히 시간을 허비하고 감정노동을 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것 같다. (신청할 때) 정말 나와 잘 맞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다"며 "신중하게 매칭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깜짝 이벤트로 준비하려 했던 프로젝트는 신청자가 폭주하며 2기까지 준비 중이다. 1기에서 매칭이 되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2기로 기회가 넘어가 매칭을 기다릴 수 있다.
이 대표는 "좋은 취지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용기를 내서 신청하면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하게 될지 누가 알겠느냐"며 "고민 말고 바로 신청해달라"고 강조했다.
/강승호기자 kangsh@kyeongin.com